네이버가 이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9'에서 공개해 전 세계적 주목을 받은 로봇팔 '앰비덱스'의 내부 구조를 살펴본 결과 예상보다 단순한 구조에 비교적 저가형 부품이 탑재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향후 로봇 산업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로봇의 생산단가가 대폭 인하돼 로봇산업이 급격히 성장하는 '모멘텀'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앰비덱스 내부에는 로봇 구동에 필요한 모터와 외부 신호를 감지해 해석하는 이더캣 마스터(신호 집중 장비), 로봇이 주변 상황을 인식하기 위한 웹캠 등 세 가지의 핵심 부품이 탑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로봇 구동의 핵심 역할을 하는 프로세서나 5G 통신칩은 앰비덱스 내부가 아닌 외부 통신 장비에 장착됐다. 네이버가 앰비덱스를 '브레인리스(Brainless) 로봇'이라고 부른 것도 이처럼 단순한 로봇 내부 구조와 무관하지 않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의 가전전시회 'CES 2019'에서 에로봇팔 '앰비덱스(AMBIDEX)를 시연하는 석상옥 네이버랩스 헤드.

앰비덱스 내부에 설치된 이더캣(EtherCAT) 마스터는 역할은 외부에서 전달하는 데이터를 읽고 자신의 데이터를 모두 프레임에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이더캣은 가장 대표적인 근거리 통신 장비인 이더넷에 비해 빠른 반응 속도가 강점이며,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다.

실제로 앰비덱스와 클라우드의 빠른 커뮤니케이션을 돕는 장비는 외부에 위치한다. 앰비덱스와 무선으로 연결된 외부 통신 장비에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X50 모뎀칩이 탑재됐다. 이 칩은 퀄컴의 최초의 상용화 5G 모뎀칩으로,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삼성전자 등 주요 스마트폰 기업에 탑재된다.

퀄컴 X50은 초고주파 대역이라고 불리는 밀리미터파(mmWave)에서 전송 속도가 LTE의 최대 20배인 20Gbps에 이르고, 한꺼번에 전송할 수 있는 데이터양이 100배 큰 것이 강점이다. 무엇보다 초저지연(Low Latency) 기술을 기반으로 클라우드와 기기가 지연 속도 없이 상호작용할 수 있다.

외부 통신 장비에는 퀄컴의 X50 모뎀칩 외에도 메인 제어를 맡는 인텔의 프로세서도 장착돼 있지만, 일반 소비자용 PC에 탑재되는 프로세서와 크게 다르지 않은 종류의 제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앰비덱스를 실질적으로 제어하는 건 클라우드이며, 외부 통신장비는 사실상 클라우드와 앰비덱스의 소통을 지연없이 빠르게 연결해주는 역할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네이버의 앰비덱스가 중장기적으로 로봇 산업에 미칠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데니스 홍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교수는 앰비덱스에 대해 "대부분 업체의 로봇이 비슷비슷한데, 로봇에 대한 네이버의 방향과 철학은 독창적이고 시의적절하다"고 호평하기도 했다.

통상 로봇의 경우 제조단가가 매우 높다. 고성능 프로세서와 센서, 통신 모뎀을 비롯해 셀 수 없이 많은 부품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번에 네이버는 최소한의 비용으로 로봇을 만드는 대신 5G 기반의 로봇 제어 기술을 고도화해 클라우드에서 실시간으로 로봇을 구동하는 방식을 선보이면서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강력한 컴퓨팅 성능을 갖춘 클라우드와 다수의 로봇을 연동시키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IT업계 관계자는 "두뇌 역할을 하는 클라우드 혹은 1개의 로봇이 다수의 로봇을 컨트롤하는 방식으로 일종의 '인공지능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이번 CES 최대의 발견"이라며 "5G와 클라우드, 로봇 기술의 시너지는 구글, 아마존 등 다른 플랫폼 강자들도 충분히 검토할 수 있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