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능후(사진) 보건복지부 장관이 한진그룹 주요 계열사에 대한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여부를 투명하고 공정하게 논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장관은 16일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19년도 제1차 기금운용위원회에 참석해 "올해는 국민연금의 수탁자책임 원칙을 성실히 이행하는 실질적인 첫 해"라며 "오늘 이뤄질 한진칼과 대한항공에 대한 주주권 행사 논의가 그 첫 번째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금운용위는 637조원(2018년 10월말 기준)을 굴리는 국민연금 기금운용에 관한 최고의사결정기구다. 이날 기금운용위는 한진칼(180640)·대한항공(003490)에 주주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할지 여부를 정식 안건으로 상정해 검토한다. 국민연금은 한진칼 지분을 7.34% 보유한 3대 주주이고, 대한항공 지분은 12.45%(2대 주주) 갖고 있다.

앞서 기금운용위는 한진그룹 오너 일가의 밀수, 관세포탈, 재산국외도피, 탈세 등에 대한 보도가 쉴새 없이 터져 나오던 지난해 5월에도 대한항공에 공개서한을 발송하고 경영진과의 면담을 요구한 바 있다. 재계에서는 기금운용위가 이번 논의를 거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의 주요 계열사 사내이사 연임에 반대표를 행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장관은 "국민연금은 지난해 기금운용에 대한 국민 신뢰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독립적인 의사결정 제도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며 "작년 7월에 도입한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지침)가 대표적인 성과 중 하나"라고 했다. 그는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당시 말한대로 기금의 장기수익성 제고를 위해 투명하고 공정한 의결권 행사를 실시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국민연금의 2018년 기금운용 수익률이 저조하다는 외부 비판을 의식한 듯 "국민연금이 장기 투자자인 만큼 수익률도 장기적인 관점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1997년 IMF나 2008년 금융위기때도 당해 수익률은 나빴지만 다음해 곧바로 반등한 전례가 있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해외 연기금과 비교하면 국민연금 수익률은 양호한 편에 속한다"며 "우리 국민의 노후를 안정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