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백화점 업계 1위 롯데가 올해 지역장 제도 도입을 골자로 하는 조직개편에 나서면서 업계가 술렁이고 있습니다. 부진한 지역점포의 경쟁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인데, 1979년 롯데백화점 설립 이후 첫 시도라는 점에서 성공여부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지역장 제도는 본사가 전국의 모든 점포를 통합 관리하는 방식을 깨고 해당 지역장에게 운영 권한을 이임하는 제돈데요. 지역장은 매장 구성부터 예산, 마케팅, 인사까지 점포 운영에 필요한 모든 권한을 갖습니다. 지난해 광주점에만 실험적으로 도입했는데, 좋은 효과를 얻어 이를 전국에 확대하는 겁니다.
가장 긴장감이 감도는 곳은 MD(상품기획자) 조직인데요. 이르면 오는 18일로 예정된 직원 인사에서 어떤 지역장에 소속될 지에 따라 희비(喜悲)가 갈릴 전망입니다. 롯데백화점 한 MD는 "창사 이래 가장 큰 변화"라고 했습니다.
원래 롯데백화점은 본사의 영업 1~3본부가 전국에 55곳의 백화점·아웃렛을 관리했는데요. 기존 영업 1본부는 수도권 백화점을, 2본부는 지방 백화점, 3본부는 아웃렛 등을 담당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영업 1~3본부가 강희태 롯데백화점 사장 직속의 수도권 1/2/3 지역장과 영남지역장, 호남충청지역장의 5개 조직으로 재편됩니다.
본점·잠실점·영등포점은 정동혁 수도권1지역장이, 분당·인천터미널점 등은 송정호 수도권2지역장이, 파주·이천·서울역 등 아웃렛 사업장은 이호설 수도권3지역장이 맡습니다.
전라권과 충청권역 소재의 백화점과 아울렛 등 총 10개 점을 관할하는 호남충청지역장에는 정윤성 상무가 선임됐습니다. 홍성호 영남지역장은 부산본점을 비롯한 16개 백화점·아웃렛을 총괄하게 됩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MD들의 관심은 1지역에 쏠릴 수 밖에 없습니다. 전국에서 매출이 가장 많은 백화점 '톱3'에 롯데 본점과 잠실점이 포함되기 때문이죠. 지난해 두 점포의 매출은 3조2100억원에 달합니다. 이는 롯데백화점 전체 연간 매출(약 11조8000억원)의 27%를 차지하죠.
부산본점(9600억원)과 올해 첫 운영에 나선 인천터미널점(8000억원대 추정)을 제외한 지방 점포들의 매출은 높지 않습니다. '백화점의 꽃'이라 불리는 MD들의 파워도 1지역에 몰릴 수 밖에 없겠죠. 업체 입장에서도 1지역 입점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경쟁사인 신세계(004170)·현대백화점(069960)등은 아직 지역장 제도를 도입하지 않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MD들은 업체와 협상때 실적이 부진한 지역 점포에 들어가는 조건으로 본점이나 강남점 입점을 타진하기 때문입니다.
롯데의 이번 실험이 성공하면 수도권에만 집중된 백화점의 왜곡된 구조를 혁신할 수 있습니다. 2019년 조직개편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입니다. 지역 점포가 경쟁력을 키워 백화점 산업에 활력이 불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