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소외된 곳 중 하나였던 인천 주택시장에 온기가 돌기 시작했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건설 계획과 신도시 조성 계획 등 대형 개발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생긴데다 규제도 받지 않고 있는 덕분이다.

18일 KB국민은행 부동산에 따르면 인천 아파트 매매 가격은 2016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3년간 4.44% 오르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서울이 24.6%, 경기가 7.52% 오른 것과 비교하면 매우 낮은 상승 폭이다.

인천 검단신도시에 분양하는 ‘검단신도시 한신더휴’ 견본주택을 찾은 방문객들.

인천 부동산 시장이 그동안 관심을 받지 못한 것은 노후 아파트가 많고 주거·교통환경이 개선될만한 요인이 딱히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인천 송도와 부평, 경기도 부천, 서울 여의도, 서울역을 거쳐 남양주 마석을 잇는 80.1㎞ 연장의 GTX-B 노선의 예비타당성조사를 정부가 올해 완료할 것이라고 밝힌데다 검단신도시와 이번에 3기 신도시로 지정된 계양신도시가 개발되면 거주환경이 좋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정부의 부동산 규제도 적용받지 않는다는 점도 인천이 최근 관심을 받는 이유로 꼽힌다. 인천에는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 청약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곳이 없다. 분양권 전매제한을 받지 않고, 양도소득세 중과와 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과 같은 대출 규제도 적용받지 않는다.

여기에 구도심 곳곳에서 주거환경개선사업이 진행되는 것도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인천시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으로 인천 시내 104곳에서 정비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남구 주안7, 남동구 범양A, 부평구 부개인우, 산곡새사미A 등이 착공했고, 동구 송림초교 주변, 남구 주안3·4, 남구 여의 등이 관리처분 단계다.

부동산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다보니 최근 분양되는 단지들은 잇달아 좋은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지난해 10월 말부터 인천에서 분양한 민영 아파트를 살펴보면 인천 구도심에 들어서는 ‘작전역 서해그랑블’은 평균 7.07대 1, ‘미추홀 꿈에그린’은 평균 6.64대 1의 괜찮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또 호반건설이 검단신도시에 분양한 ‘인천검단 AB15-2블록 호반베르디움’은 평균 6.25대 1, SK건설이 인천 서구 가정동에 공급하는 ‘루원시티 SK리더스뷰’는 평균 24.48대 1의 청약률을 각각 기록했다.

건설업계에서는 이달 검단신도시에 공급되는 ‘AB15-1블록 우미린더퍼스트’와 ‘AB6블록 한신더휴’ 청약률도 양호한 결과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분양대행사 한 관계자는 "인천은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에서 벗어난 지역이라 실수요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면서 "앞으로 개발 사업 진행에 따라 시장 상황은 더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