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에서는 김정주 NXC 대표가 지분을 매각한다고 하자 기술 스타트업에겐 호재라고 말합니다. 만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중국 화웨이에 지분을 매각한다고 할 때도 이같이 반응할 것인지 묻고 싶습니다."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넥슨 매각 사태: 그 원인과 대안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열린 콘텐츠미래융합포럼 정책토론회에서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 교수)은 "토론회 분위기가 무겁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토론회는 지난 3일 김정주 대표의 NXC 지분 매각 추진설이 불거진 뒤 뒤 한국 게임산업의 현주소와 경쟁력 등을 점검하기 위해 마련됐다.

왼쪽부터 김정수 명지대 교수, 한동숭 전주대 교수, 김경진 민주평화당 의원,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 확성익 한국모바일게임협회장, 류명 스노우파이프 대표.

위 교수는 "넥슨 매각이 아니라 텐센트가 넥슨에 매각된다는 내용이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다"라며 "10년 전만 됐어도 공허한 소리는 아니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국내 1위 게임사가 매각설에 휘말렸고 이를 두고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안타깝다"라며 "한국 게임산업의 위기가 최근 일도 아닌데 게임산업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이 ‘넥슨 매각은 오히려 오히려 스타트업에 큰 호재’라고 무책임한 발언을 하는 것은 충격적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김정주 대표의 지분 매각 판단 배경으로 넥슨 성장 한계에 대한 비즈니스적 판단이 있었을 것으로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한국 게임산업이 정체기에 진입했으며 게임 대기업의 동일 지식재산권(IP)활용 증가와 신규 IP 생성 결여가 이를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또 중국시장 규제로 글로벌 게임 시장이 정체되고 있으며 국내 규제 중심의 정부 정책도 주요 문제로 작용하고 있다고 봤다.

위 교수는 특히 국내 정부 정책과 관련해 "규제 정책을 제로베이스에서 검토해야 한다"며 "게임을 마약과 동류로 보는 보건복지부의 질병코드 도입이나 셧다운제, 결제 금액 상한선 등 후진적인 정책을 지금 당장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넥슨 매각 실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봤다. 그는 "게임 회사 매각 행위 자체는 개인의 선택이지만 넥슨 매각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사회적인 고민도 필요하다"면서 "김 대표가 밝힌 회사 성장을 위한 명분을 볼 때 매각이 성사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게임은 한국의 효자 산업으로 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며 "지금부터라도 게임 산업에 대한 인식 변화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위정현 교수는 마지막으로 "2008년 넥슨의 디즈니 매각 추진설을 언론에 알린 당사자가 바로 나"라면서 "이번 넥슨 매각 논란도 한국 게임산업의 역량이 강화되는 방향으로 귀결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