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들이 새해 들어 감원 계획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특히 미·중 무역 갈등 심화로 중국 시장 판매가 부진하고, 디젤 차량 규제 강화로 사업 여건이 악화하는 자동차 업계에서 감원 칼바람이 매섭게 불고 있다. 세계 경기 둔화 징후가 뚜렷해지면서 '몸집 줄이기'를 통해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미국 포드자동차는 10일(현지 시각) "유럽 15개 공장에서 수천명을 감원하고 차량 라인업을 축소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포드는 유럽에서 직원 5만3000명을 고용하고 있는데, '디젤 게이트'로 최근 2년 사이 차량 판매 감소 등으로 영업이익률이 마이너스로 추락했다. 스티븐 암스트롱 포드 유럽 담당 사장은 "우리는 모든 옵션(option)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혀 단순히 인력 감축에 끝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재규어랜드로버는 이날 영국을 중심으로 직원 4500명을 줄이기로 했다. 지난해 세계에서 59만2708대를 팔아 전년보다 판매 실적이 4.6% 감소한 탓이다. 특히 중국 시장 판매량은 21.6% 줄었다. 독일의 폴크스바겐은 전기차 생산에 대응하기 위해 향후 수년간 종업원 7000여 명을 줄이는 계획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가입자 수 기준 글로벌 2위 이동통신사 보다폰은 스페인에서 최대 1200개 일자리를 줄인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보다폰이 스페인에서 고용한 인력 5100명 중 4분의 1이 일자리를 잃게 되는 셈이다. 스페인 최대 은행 방코산탄데르는 전체 직원의 11%인 1400명을 감축한다. 세계 최대 식품 업체 네슬레도 독일 공장 두 곳의 문을 닫아 380명이 실직할 것이라고 지난해 말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