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매매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연관 산업인 부동산 중개업과 인테리어·가구업, 이사업 경기도 함께 가라앉고 있다.

온·오프라인 연계(O2O) 서비스의 등장으로 가뜩이나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부동산 시장마저 시들해진 상황이라 이들 업계의 ‘보릿고개’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잠실나루역 인근 한 공인중개업소 게시판에 아파트 급매물 전단이 붙어 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11월 말까지 새로 개업한 공인중개사는 6659명이다. 작년 상반기만 해도 1만1286명이 개업했는데, 12월 한 달이 아직 산정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신규 개업 공인중개사가 크게 줄었다. 과거 5년간 하반기 개업 공인중개사가 9000명 이상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2000명 정도 감소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공인중개사 수가 과포화 상태이다 보니 우선 개업하기가 쉽지 않고, 지금보다 경기가 좋아질 때까지 기다려보자는 심리도 있다"며 "개업 공인중개사의 경우 권리금 등 투자비용이 있으니 선뜻 문을 닫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만약 봄 이사철까지 거래가 늘어나지 않으면 월세를 부담하기 어려운 중개사들의 폐업이 늘어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최근 신규 분양이 늘어나며 호황을 누렸던 인테리어나 가구 등 건자재 업계도 상황이 썩 좋지 않다. KCC는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이 769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7.5% 감소했다. LG하우시스는 87억원으로 무려 77.6% 줄었다. 가구·인테리어 사업을 하는 한샘은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102억원으로 74.4%가 감소했고, 현대리바트는 14.9% 줄어든 126억원에 그쳤다.

이사가 이뤄지면서 인테리어나 가구 교체가 많아지거나 새 아파트가 많이 지어져 시멘트나 페인트 등 건자재 수요가 늘어야 하는데, 과거보다 주택 거래와 신규 분양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사업이나 청소업 등도 최근 상황이 좋지 않다. 이사업계 관계자는 "O2O 업체의 등장으로 가격 인하 경쟁이 치열해졌고, 최저임금 영향으로 인건비 부담도 늘었다"며 "무엇보다 이사 자체가 줄어든 상황이라 업체를 운영하는 게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는 2314건으로 작년 12월과 비교해 72.1% 줄었다. 9월과 10월만 해도 1만건을 웃돌던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9·13 부동산대책 여파로 11월 들어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고, 12월은 2314건을 기록했다. 대출·세금 규제 여파로 주택 매매량은 당분간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부동산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