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노동조합이 19년 만에 총파업에 나선 8일 오전 서울 명동, 시청, 광화문, 종로 일대 국민은행 영업점은 대체로 한산했다. 영하 10도의 추운 날씨 탓인지 영업점을 방문한 고객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총파업으로 창구 여럿이 비어있을 것이란 전망과 달리 거의 모든 창구에 직원이 상주해 고객을 기다리고 있었고, 직원들은 평소와 다르지 않게 내점한 고객을 응대하고 업무를 처리했다.

국민은행 영업점 입구를 비롯해 대기공간, 창구 등에는 총파업으로 불편을 겪는 고객을 향한 사과문이 게재돼 있었다. 긴 대기시간 등으로 불편을 겪을 것으로 예상한 고객들은 예상과 달리 빠르게 업무가 처리되자 되레 당황한 듯 했다.

국민은행 영업점 입구를 비롯해 대기공간, 창구 등에는 총파업 사과문이 게재돼있다.

이날 명동 주변 영업점을 찾은 조모(56)씨는 "대출 업무로 은행을 몇 번 오가야 했는데, 전날 파업 소식을 듣고 업무를 처리할 수 있을까 걱정했다"며 "실제로 와보니 대기 손님도 없고 딱히 불편한 점 없이 필요한 업무를 다 마치고 간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도심 일대엔 직원들이 많은 대형 점포가 많아 대부분 업무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광화문 인근 영업점의 한 직원은 "다른 직원들은 총파업에 참여하고 있지만, 일부 직원들은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영업점에 남아서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며 "일부 지역은 문을 못열었거나 입·출금 등 일부 업무만 가능한 곳도 있다고 들었다"고 했다.

명동, 시청, 광화문, 종로 일대 국민은행 영업점은 대부분 대기 고객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한산했다.

국민은행은 이날 총파업에 대비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전국 영업점 운영 현황을 실시간 점검하고 있다. 전국 411개 지점은 거점점포로 운영해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노조 파업에도 현재 전국 1058개 전 영업점이 평소와 다름없이 운영되고 있다"며 "영업점 사정에 따라 일부 업무는 제한될 수 있지만 거점점포, 인터넷·모바일 뱅킹, 자동화기기(ATM) 등을 통해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파업이 장기화할수록 고객 피해가 커질 것이란 우려는 여전하다. 국민은행 노조는 이날 총파업을 한 후에도 노사 협상에 진전이 없으면 ▲1월 30일 ~ 2월 1일 2차 총파업▲2월 26~28일 3차 총파업 ▲3월 21~22일 4차 총파업 ▲3월 27~29일 5차 총파업을 추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도 국민은행 파업과 관련해 위기대응반을 중심으로 파업 및 영업 상황을 철저히 점검하고 신속하게 관리·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위기상황대응반’을 통해 국민은행의 비상대응계획(contingency plan)이 제대로 갖춰졌는지를 점검해 왔으며, 이날은 위기상황대응반을 위기관리협의회로 격상하고 고객 불편 상황 등을 면밀히 살필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