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에서도 연초부터 이른바 ‘로또 단지’ 분양이 나와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분양가 결정 문제로 1년 가까이 분양이 연기됐던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가 곧 일반에 선보인다. 롯데건설은 다음주부터 분양 홍보를 시작해 이달 말쯤 견본주택을 열고 늦어도 다음달엔 분양에 나설 계획이다.

롯데건설이 동대문구 전농동 청량리4구역을 재개발해 짓는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 투시도.

롯데건설은 집창촌이었던 청량리4구역을 재개발해 지역 최고층 주거복합 단지인 ‘롯데캐슬 SKY-L65’를 공급할 계획이다. 연면적 37만6654㎡짜리 복합단지로, 지하 8층~지상 최고 65층 아파트(1425가구)와 오피스텔(528실) 4개동, 백화점·호텔·사무시설을 갖춘 42층의 랜드마크타워 1개동 등 5개 초고층 건물로 지어진다.

전용 84~119㎡ 1425가구 중 일반 분양은 1253가구다. 서울 시내 다른 재건축·재개발 단지와 달리 일반 분양 물량이 많은 데다, 청량리 역세권이라 강북의 ‘로또 청약’ 아파트로 관심을 받고 있다.

완공은 당초 2022년 상반기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했지만 일정이 미뤄지면서 2022년 말 또는 2023년 상반기로 늦춰질 전망이다. 지자체 기부채납과 인·허가 협의로 한차례 밀렸던 분양 일정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분양가 협상 문제로 최근까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HUG는 롯데건설이 제시한 3.3㎡당 평균 2600만~2700만원의 분양가보다 더 낮은 금액을 권고해왔다.

현재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 조합원들은 이달 말 관리처분총회를 열고 조합원수 등을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롯데건설은 인근 왕십리역에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 단지의 견본주택을 짓고 마감 등을 조율 중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이달까지 분양가 조율을 마무리하고 견본주택을 열 예정"이라면서 "다음달 초에는 설 연휴가 있어 늦어도 다음달 중순에는 일반 분양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청량리 재개발 호재로 일대 아파트값은 강세다. 서울시가 ‘청량리역 일대 종합발전계획’을 본격화하면서 동대문구 일대가 강북 교통·상업중심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지하철 1호선과 경의중앙선 환승역인 청량리역은 2017년 KTX경강선이 개통됐고 지난해 말 분당선 왕십리~청량리역 연장선도 개통됐다. 앞으로 이 곳에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B·C)와 수서 고속철도(SRT) 노선도 신설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6월 입주를 시작한 ‘동대문 롯데캐슬노블레스(584가구)’ 전용 84㎡는 지난해 실거래가가 10억원을 돌파했다. 최초 분양가(5억8100만~5억9400만원)보다 4억원 넘게 오른 셈이다. 전용 59㎡는 8억5000만원에 팔리며 분양가(4억7700만~4억8000만원)보다 4억원 비싼 값에 팔렸다.

또 래미안크레시티(2397가구), 래미안위브(2199가구) 등 주변 전농동과 답십리 재개발 신축 아파트 단지도 3.3㎡당 가격이 2600만~2700만원이다.

인근 G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청량리역을 기준으로 전농동 일대 새 아파트 단지들이 지난해에만 집값이 2억원 이상 올랐다"면서 "청량리역 주변에 재개발 정비사업을 진행하는 곳이 많아지고 각종 교통 개발 호재가 이어지며 거래도 늘었다"고 말했다.

한편 청량리4구역 바로 옆 동부청과시장 부지(용두동 39-1번지 일대)에 재개발을 추진하는 중견 건설사 한양의 주상복합 ‘동대문 수자인(가칭)’의 분양은 예상보다 더 늦어져 올해 상반기 중으로 미뤄졌다.

한양은 연면적 23만4644㎡에 최고 59층, 4개동으로 이뤄진 전용 84~124㎡ 주상복합(아파트 1152가구, 상업시설) ‘동대문 수자인’을 지을 계획이다. 이 단지는 원래 지난해 4월에 분양할 예정이었지만 인·허가가 늦어졌고 이곳 역시 HUG의 분양가 규제로 분양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