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모처럼 한 자리에 섰다. 금융당국을 이끄는 두 수장은 3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범금융권 신년인사회에서 나란히 신년사를 했다. 둘이 한 자리에 선 것은 지난해 12월 19일 금융위 정례회의 이후 처음이다.

최종구(왼쪽) 금융위원장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작년 말 여러 이슈에서 입장 차이를 드러내며 갈등을 빚었던 두 수장은 이날 신년사에서도 각기 다른 부분에 방점을 찍었다. 최 위원장이 '금융혁신'을 강조한 반면, 윤 원장은 '리스크 관리'와 '건전성 유지'를 요청했다. 금융정책을 담당하는 금융위와 금융감독을 책임지는 금감원의 수장으로서 당연한 입장을 밝힌 것이지만, 작년 말의 앙금이 풀리지 않고 올해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날 최 위원장은 금융혁신을 여러차례에 걸쳐 강조했다. 그는 "금융은 혁신성장을 지원할 뿐 아니라 혁신성장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며 "올 한해 금융혁신을 한층 가속화해 나가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최 위원장은 "보다 창의적이고 유연한 규제환경을 구현하는 데 집중하겠다"며 규제 개혁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반면 윤 원장은 "건전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금융이 제 역할을 다하기 어렵다"며 "미처 신경쓰지 못했던 위험요인은 없는지 점검하고 건전성 유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윤 원장도 "경제의 혁신성장을 지원하는 것이 금융의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금융혁신을 언급했지만, 금융혁신을 위한 방법론은 최 위원장과 사뭇 달랐다. 최 위원장이 택한 규제 개혁 대신 윤 원장은 건전성을 확보해 금융 본연의 기능을 수행하는게 혁신성장을 위한 최선의 길이라는 의견을 낸 것이다.

최 위원장과 윤 원장은 모두 '황금 돼지의 해'를 맞아 금융권 전체에 풍요와 밝은 에너지가 넘치길 기원했지만, 신년사부터 팽팽한 긴장감이 넘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