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전문가들은 새해에 서울·지방 간 주택 가격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 집값에 대해선 소폭 하락한다는 의견부터 작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오를 것이란 의견까지 다양했다. 반면 전문가 대부분은 지방 집값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9·13 대책 등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를 주택 가격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서울보다 지방이 더 떨어진다"

조선일보가 부동산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2019년 부동산 전망을 조사한 결과 서울의 주택 가격은 "3% 하락한다"(이남수 신한PWM도곡센터 PB팀장)부터 "8.4% 오른다"(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까지 전망이 갈렸다. 이남수 팀장은 "경기 침체에 대출 규제 강화와 보유세 부담 증가, 3기 신도시 공급 발표 등의 영향으로 집을 사려는 수요가 크게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9·13 대책과 함께 시작된 거래 감소와 매매 가격 약세가 새해에도 계속된다는 것이다. 역시 3%대 하락을 점친 이동현 KEB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은 "2019년 주택 시장은 9·13 대책의 영향권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이상우 위원은 "서울은 신축 아파트가 부족한 데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3기 신도시 예정지 토지 보상금이 부동산 시장에 풀리며 인기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이 계속 오를 것"이라고 했다. 다만 "상승 폭은 전년보다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수도권 주택 가격은 지역별로 편차가 클 것으로 내다봤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전문위원은 "올해 수도권의 입주량이 많아 가격이 떨어질 수 있겠지만,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착공 같은 호재가 있는 지역도 있고 그동안 서울에 비해 덜 오른 탓에 '키 맞추기 현상'도 발생할 것"이라고 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3기 신도시 발표로 과천·하남 등은 강남의 대체 주거지로서 인기가 높아지겠지만, 남양주 다산·별내지구와 인천 검단, 김포신도시 등 왕숙지구·계양지구 주변 기존 택지나 미니 신도시는 주택 시장이 오히려 위축될 수 있다"고 했다.

지방 주택 가격은 전문가 10명 전원이 '하락'을 점쳤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연구실장은 "서울은 여전히 수요가 많고 자가 점유율도 낮은 편이지만, 전반적으로 경제가 더 어려워지는 국면에서 지방의 주택 가격은 상대적으로 더 하락할 것"이라고 했다. 고종완 원장은 "대구·광주·대전 등은 새 아파트로 이사 가려는 수요가 많고 공급 물량이 많지 않아 집값이 유지될 것으로 보이나 부산·울산·창원·청주 등 지역 경제가 쇠퇴하고 공급이 많은 곳에선 하락세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신규 분양, 3기 신도시 주변 토지, '꼬마 빌딩'을 노려라

주택 매입 시점에 대해선 '서울·수도권은 올해 하반기 이후, 지방은 좀 더 지켜보자'는 의견이 많았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새해엔 거래량이 감소하고 가격 상승이 둔화되며 매수자가 우위에 서는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며 "상반기보단 신규 주택 입주 물량이 많아지는 하반기에 주택 매입을 고려해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덕례 실장은 "무주택 실수요자라면 집을 사는 게 좋지만, 집을 바꾸려거나 투자 목적인 경우는 서울·지방 관계없이 조심할 때"라고 했다. "올해 2분기 이후 급매물이 나올 때를 노려보라"(이남수)는 의견도 있었다.

전문가들은 내년도 부동산 유망 투자처로 아파트 신규 분양(무주택자), 3기 신도시 주변 토지, '꼬마 빌딩' 등을 꼽았다. 이동현 센터장은 "임대료 수입 외에 지역 개발에 따른 가치 상승이 기대될 수 있는 꼬마 빌딩, 남북 화해 무드 수혜지인 경기 북부·강원권 토지, 3기 신도시 인근 개발 가능한 토지는 투자해볼 만하다"고 했다.

함영진 빅데이터랩장은 서울 압구정 재건축 아파트를 꼽았다. "고급 주택 수요가 집결하는 곳이라 똘똘한 한 채 현상이 강하게 나타날 것"이라는 이유였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는 "(3기 신도시 등)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의 토지가 좋겠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장기적 투자란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투자 자체에 신중하라는 의견도 많았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지금은 투자 자체를 안 하는 것이 오히려 좋다"며 "특히 서울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 투자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새해 부동산 시장은 정부의 대출 규제와 글로벌 경기 침체, 금리 인상 등이 겹친다는 점에서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심교언 교수는 "불황이 계속되면 부동산 침체가 깊어질 수 있다"고 했다. 김덕례 실장은 "새해부터 보유세가 본격적으로 오르는데, 관련된 조세 부담이 너무 커지지 않게 해야 정상적인 주택 소비도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