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업 실적 부실한 기업들은 투자 주의"

미래 성장 산업으로 여겨지는 바이오 사업에 새롭게 진출한 상장사가 올해 대거 등장했지만, 이들 기업의 주가는 '반짝' 상승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본업 실적이 부실한 기업들이 주가 부양 효과만을 노리고 진출 계획을 밝히는 경우가 많아 장기적 상승세로 이어지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8일 한국코퍼레이션은 전 거래일보다 1.67% 오른 3050원에 마감했다. 회사는 고객관계관리(CRM) 솔루션 및 서비스 전문 기업이지만 지난 14일과 17일 총 289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13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바이오 사업 진출 계획을 밝혔다. 지난 17일 주가는 장중 3720원까지 수직 상승했으나 이후 급락하며 지난 21일에는 2785원까지 밀렸다. 최근 다시 3000원대로 올라오기는 했지만 바이오 신사업 '약발'이 다됐다는 분위기가 감돈다.

리켐역시 사정이 비슷하다. 리켐은 2차전지 전해액 소재 전문기업이었으나 의료기기 제조 관련 바이오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를 위해 지난 18일 8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와 100억원 규모의 CB 발행을 결정했다는 공시를 냈다. 대상자는 싸이터스에이치앤비(CYTUS H&B)로 면역 항암제 개발 기업이다. 리켐은 "자금 조달을 시작으로 싸이터스와 다양한 협업을 계획 중"이라며 "이번 투자 유치와 향후 자산 매각 등을 통해 바이오 신규 사업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리켐의 주가는 12월 초만해도 1만6800원 대에 머물렀으나 바이오 사업 진출 소식이 알려진 후 지난 17일 2만2500원(종가)으로 보름새 33% 뛰었다. 그러나 구체적인 바이오 사업 계획이 공시된 18일 이후부터 주가는 오히려 내리막 길을 걷고 있다. 지난 28일 종가는 1만9800원으로 17일 종가 대비 12% 내렸다.

이 외에도 올해 들어 바이오 신사업 진출 사실을 밝힌 상장사들이 수두룩 하지만 대부분 주가 수익률은 좋지 못하다. 코스닥 시장의 나노스, 인터불스, 한류에이아이센터 등, 코스피의 세화아이엠씨, 필룩스, 동양네트웍스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주가는 대체로 바이오 신사업 발표 전후 반짝 상승에 그쳤다.

조선DB

전문가들은 장기적 관점에서 바이오 사업 진출이 기업 주가에 호재이지만, 실제 수익을 실현하기까지 오랜 기간이 소요되고 막대한 개발 비용이 필요해 주가 상승이 길게 이어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 바이오 담당 애널리스트는 "바이오는 미래수익성에 대한 막연한 신뢰를 토대로 투자가 집행되는 경우가 많다"며 "바이오 신규 진출을 선언한 기업들은 대부분 본업에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경우가 많아 실제로 바이오 사업에 투자할 여력이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또 "설령 어떻게 자금을 조달해 투자를 한다고 해도 모두가 성공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진출 소식 자체만을 호재로 인식한 후 차익실현으로 빠지는 자금이 많다"고 설명했다.

단기 주가 부양 효과만을 노리고 바이오 사업 진출 계획을 악용하는 사례가 적발되면서 투자 심리를 위축시킨 것도 주가 부진 요인으로 지목된다. 전자 제품을 제조하는 A사의 내부자 75명은 지난해 소규모 바이오 기업 B사를 인수한 후 신사업 추진 등을 내세워 대규모 유상증자를 추진, 자금을 더 끌어 모았다. 이들은 B사가 중국·베트남과 수출 계약을 맺었다는 호재성 허위 공시를 통해 주가를 띄운 후 팔아 300억원 규모의 부당이익을 실현했다.

한국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주가 부양만을 노리고 진출 의지 없이 바이오 신사업 계획을 발표한 것으로 의심되는 기업들이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