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본격화딘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상에 발맞춰 대출금리가 상승하면서 부채를 보유한 가구의 원리금 상환액이 8%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부채 보유 가구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액은 30%를 초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 결과 부채보유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은 1년 사이 2% 가량 증가하는 데 그쳤다. 부채보유 가구의 원리금 상환 부담액이 가처분소득 증가분의 3배 이상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30일 통계청과 한국은행, 금융은행의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7년말 기준 부채를 보유한 가구의 원리금 상환액은 1637만원으로 1년전보다 8.1% 늘어났다. 반면, 부채 보유 가구의 지난해 처분가능소득은 5271만원으로 1년전에 비해 2.7% 증가하는 데 그쳤다. 부채보유 가구의 원리금 상환액이 처분가능소득에 비해 3배 이상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처분가능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액 비율은 31.1%로 1년 전(29.5%)보다 0.6%포인트 상승했다. 부채 보유 가구의 경우 세금, 사회보험료 등을 제외한 가처분 소득의 3분의 1 가량을 대출상황에 쏟아붓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상황은 정부의 대출 총량 규제 정책에 힘입어 가계부채 증가세가 지난해부터 둔화됐지만, 가계의 빚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가계의 빚 부담은 통계 작성 이래로 꾸준히 증가 추세다. 2011년 부채 보유 가구의 원리금 상환액은 연간 887만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1637만원으로 6년 사이 84.6% 급증했다. 특히 2012∼2015년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꼬박꼬박 기록하면서 가계의 빚 부담이 불어났다.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 영향으로 국내에서도 대출금리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고, 가계부채 총량 규제 등을 위해 정부가 원리금 분할 상환 조건 대출을 늘리게 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통계청이 발표하는 가계동향 등을 통해 추정한 결과, 2011년 4분기와 비교한 지난해 4분기 가계의 처분가능소득은 12.5% 증가한 데 불과했다. 최근 6년 사이 가계의 빚 부담이 소득보다 6.8배 빠르게 불어난 셈이다.

올해 4차례 금리를 인상한 미국 연준이 내년에도 금리인상을 2회 예고했기 때문에 부채 보유 가구의 대출금 상환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은 최근 발표한 내년 통화신용정책 운용방향에서 "가계부채가 누증된 가운데 변동금리 대출 비중도 높아 대출 금리가 상승할 경우 가계의 이자 상환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며 "특히 변동금리 비중이 높은 비은행 대출, 신용대출을 상대적으로 많이 보유한 취약차주의 채무 상환 어려움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