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종합터미널에서 21년간 영업해 온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이 오는 28일 영업을 공식 종료한다. 같은 건물에서 영업하던 이마트는 이미 지난 16일 문을 닫았다. 인천종합터미널 소유권이 경쟁사인 롯데쇼핑으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은 내년 1월 4일부터 이곳에서 백화점 영업을 시작한다. 롯데마트도 조만간 이마트 자리에서 문을 연다.
◇연매출 7000억원 알짜 매장 사라진다
인천점은 신세계백화점 전국 13개 매장 중 매출 4위의 '알짜 매장'이다. 매출 1~3위는 서울 강남점, 부산 센텀시티점, 서울 중구 본점이다. 업계에선 인천점이 지난해 7000억원 수준의 매출(거래금액 포함)을 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세계백화점의 지난해 거래액은 약 7조원이다. 인천점이 문을 닫으면 이중 약 10%가 사라진다.
신세계백화점은 1997년 인천시와 장기 임대 계약을 맺고 인천점 영업을 시작했다. 그런데 인천시가 재정난을 이유로 2012년 터미널 부지와 건물 일체를 매물로 내놨고, 롯데가 이를 9000억원에 매입했다. 신세계는 "인천시가 롯데와 비밀협약을 맺고 특혜를 줬다"며 매각 무효 소송을 냈지만 1·2·3심에서 모두 패소했다. 갈등을 겪던 롯데와 신세계는 지난해 말 "2018년까지는 신세계가 영업하고, 이후엔 롯데가 영업한다"고 합의했다. 롯데는 신세계 계열 일부 브랜드를 제외하고는 기존 입점 브랜드로 당분간 영업할 방침이다.
알짜 매장을 롯데에 내주게 된 신세계는 이후 다른 매장에 대한 투자를 대거 진행했다. 2016년 강남점을 증축하며 전면적으로 재단장했고, 같은 해 동대구역 복합환승센터에 대구점을 새로 열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인천점이 문을 닫을 것에 대비해 다른 매장에 대한 투자를 대거 늘려왔다"고 말했다. 2016년 서울 본점 신관에도 신세계면세점이 새로 입점했다. 백화점 매장 4분의 1 정도를 면세점에 내주면서 당시 입점 브랜드 15%가량이 줄었다.
◇그룹 핵심 이마트도 부진…"온라인에 집중"
핵심 매장 하나가 문을 닫으면서 신세계는 사라지는 매출 7000억원을 채워야 하는 숙제를 떠안게 됐다. 그러나 유통 업계 트렌드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가며 여의치 않은 것이 문제다. 신규 매장을 내기도 어렵고, 낸다고 해도 수익을 낼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뜻이다.
게다가 그룹 핵심 계열사인 이마트도 대형마트의 성장세가 꺾이며 실적이 정체된 상태다. 2013년 13조352억원이던 이마트의 매출은 지난 2017년 15조8766억원까지 늘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351억원에서 5669억원으로 오히려 줄었다. 영업이익률도 5.6%에서 3.1%로 감소했다. 올해 1~3분기 영업이익(4014억원)도 작년보다 7.8% 줄었다. 이마트는 학성점, 시지점, 부평점, 덕이점 등 장사가 잘 안 되는 매장을 폐점했고, 경기 하남과 평택, 시흥, 서울 장안동의 유휴 부지도 매각했다.
신세계는 우선 이렇게 마련한 자금으로 신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2016년 8월 경기 하남에 교외형 복합쇼핑몰인 '스타필드'를 세우고 지난해 9월엔 '스타필드 고양점'을 새로 열었다. 이마트엔 '일렉트로마트'라는 체험형 가전 매장을 넣고 있고, 올해 6월엔 일본의 생활용품점 '돈키호테'를 벤치마킹한 '삐에로쇼핑'을 선보였다. 지난 13일 30개월 만에 신설된 이마트 점포인 의왕점은 전체 면적의 절반을 일렉트로마트와 삐에로쇼핑으로 채웠다.
가구, 면세점, 화장품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도 넓히고 있다. 2016년 5월 서울 명동에도 면세점 매장을 내며 면세점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고, 올해 1월엔 가구업체인 까사미아를 인수했다. 이달 초엔 2억 7500만 달러(약 3100억원)를 투자해 미국의 유통업체 '굿푸드 홀딩스'를 인수하며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유통 환경이 계속 바뀌면서 백화점과 이마트만으로는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고 보고, 온라인 사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2014년 그룹의 온라인 사업을 쓱닷컴(SSG.COM)으로 일원화했고, 내년 3월에 새 온라인 법인을 세울 예정이다. 이달 초 1조원의 해외 투자금 유치에도 성공했다. 신세계그룹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새 사업, 새 시장을 계속 찾아나가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