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8시 30분 서울 마포구에 있는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경제 검찰'로 불리는 공정거래위원회 김상조 위원장이 경총 창립 49년 만에 처음으로 방문했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대한 경제계의 의견을 듣는 차원이었지만 이날 경총의 관심은 다른 데 있었다. 손경식 경총 회장은 김 위원장의 손을 잡으며 "모처럼 오셨고 우리 경제에 중요한 위치에 계시니까 공정위뿐만 아니라 다른 문제도 같이 말씀드리고 싶다"고 운을 뗐다. 다른 문제란 바로 '최저임금 시행령 개정안'이다. 경총은 최근 세 번에 걸쳐 최저임금 개정안 반대 의견을 냈지만 개정안은 지난 20일 차관회의를 통과했다. 다음 주 국무회의에서 개정안이 통과되면 당장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손 회장은 국무회의에 참석하는 김 위원장에게 사실상 마지막 '호소'를 한 셈이다.
1시간 가까이 이어진 김 위원장과의 간담회가 끝난 뒤 손 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도 최저임금 문제에 대해 걱정하고 계시는데 (주휴 수당이 포함된 개정안이) 원안대로 통과됐다고 해 상당히 걱정이 많다"면서 "지금이라도 기업에 부담을 주는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도록 막아달라고 부탁했다"고 전했다. 최저임금 시행령 개정안의 핵심은 주휴수당 계산이다. 주당 15시간 이상 근무한 근로자에게 일을 안 한 1~2일치를 일했다고 보고 주는 주휴수당을 시간당 최저임금을 계산할 때 실제 근무시간으로 포함시키는 법규 개정안을 정부가 추진 중이다.
손 회장은 또 "(김 위원장에게) 현재 기업들의 경영 상황이 어려우니 기업 경쟁력에 부담을 주는 것은 자제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현행 최저임금위원회는 노조·사측·공익위원 각 9인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이해관계가 다른 노사 간 합의보다는 정부가 선임한 공익위원이 사실상 최저임금 결정권을 행사하는데 이를 전문가들이 임금 상승 폭을 정하는 방향으로 개정할 것을 제안했다"고도 했다. 김상조 위원장은 이에 대해 "최저임금, 상법 등에 대한 재계 의견도 잘 기억했다가 관련 부처에 잘 전달할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