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국방 예산이 올해(43조1581억원)보다 8.2% 증가한 46조6971억원으로 편성됐다. 국내 방산업계는 국방 예산 증액을 반기면서도 "청와대 차원에서 외교·국방·방위산업을 아우르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우리나라 방위산업 매출액(2017년 기준)은 1983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21일 한국방위산업진흥회가 공개한 '2017 방산업체 경영분석' 자료에 따르면, 93개 방산 지정 업체의 지난해 방산 부문 매출액은 12조7611억원으로 2016년 대비 13.9%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2016년 2184억원에서 지난해 적자전환(당기순손실 1091억원)했다. 방진회가 회원사 방산 부문 경영 실적을 취합해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83년 이후 전체 매출액이 줄어든 것은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국가 주도사업인 방산을 감시의 대상보다는 주요 산업으로 바라보는 분위기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A업체 관계자는 "다른 국가는 정부 차원에서 방산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대한 검찰의 대대적인 수사에서 경험했듯 방산을 비리의 대상으로 보는 편견이 여전하다"며 "북한과의 화해 분위기 조성, 마리온 사고가 겹치며 방산수출이 타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B업체 관계자는 "올해는 방산업체들에 대한 과도한 지체상금, 부정당 제재와 비리 의혹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며 힘든 한해를 보냈다"고 토로했다.
분위기 전환을 위해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이어진다.
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2006년 방위사업청이 개청되며 육군 전력단, 해군 조함단, 공군 항사단 역할을 흡수했지만 오히려 전문성은 이전보다 떨어졌다"며 "방산 관련 국가기관이나 정부 지분이 포함된 주요 방산업체 수장에 방산 전문가보다는 '코드인사'가 이뤄진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방산비리 수사 여파로 방사청에 감사원과 검찰 등에서 파견나온 감시 인원만 100명이 넘는다"며 "실무자들도 괜히 감사원에 불려다닐까봐 일을 능동적으로 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다른 관계자는 "내수뿐만 아니라 외국에서 수입하는 방산 부품에 대한 원가 검증을 통해 방산물품을 적정 금액으로 수입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방산업체 최고경영자(CEO)와의 간담회 자리에서 "우리 방위산업이 실적 악화, 수출 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정부는 국방외교협력차원에서 수출지원을 강화하고, 군사력을 건설하는 군에서도 내수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C업체 관계자는 "정 장관의 말처럼 내년에는 방산에 현실적인 변화가 일어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내년도 국방 예산 46조6971억원 중 전력운영비는 지난해보다 5.7% 증가한 31조3238억원, 방산업체들과 관련이 큰 방위력개선비는 13.7% 증가한 15조3733억원으로 정해졌다. 방위력개선비는 2008년(15%) 이후 최대 폭으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