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가계들이 세금을 떼고 나서 손에 쥐는 소득의 4분의 1 이상을 빚 갚는 데 쓰고 있다는 정부 조사 결과가 나왔다. 가계 빚 부담이 갈수록 무거워져 소비 진작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20일 통계청·한국은행·금융감독원이 내놓은 '2018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우리나라 가구의 평균 자산은 4억1573만원, 부채는 7531만원으로 나타났다. 작년에 비해 자산(7.5%)이 부채(6.1%)보다 빨리 늘어 가계의 재산은 늘었지만, 가처분소득은 작년 조사 때 평균 4520만원에서 올해 4668만원으로 3.3% 늘어나는 데 그쳤다. 특히 세금이 11.7% 늘어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폭의 증가치를 기록하는 등 월급에서 먼저 떼가는 돈(비소비지출)이 급증한 영향이 컸다. 박상영 통계청 과장은 "쉽게 말해 대출 끼고 집을 샀는데 집값이 오르면서 재산은 늘었지만, 당장 빚은 갚아야 해 살림살이가 쪼들리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 가계의 가처분소득에서 원리금 상환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조사 때 24.8%에서 올해 26.1%로 높아졌다. 또 가처분소득에서 금융 부채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7년 122.1%에서 올해 128.1%로 불어났다. 이런 사정 탓에 은행 등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린 가정의 67.3%가 '원리금 상환이 부담스럽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