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아베 신조 일본 신임 총리가 세 개의 화살(아베노믹스, 통화완화·재정확대·성장전략)을 쏘아 올리자, 기다렸다는 듯이 우리나라 전문가들과 언론은 "저게 될 리 없다"면서 부정적 평가를 내렸다. 대부분 멸망의 지름길을 걷는 것이라고 했고, 좋게 본 이라고 할 지라도 '어쩌면 약간 통할 수는 있겠으나 조금 더 시간을 버는 것에 불과할 뿐'이라고 했다.
하지만 아베노믹스는 성공했다. 일본 증시는 많이 올랐고(전날은 무역분쟁 우려감에 하락했지만) 일자리는 차고 넘친다. 아베는 정치인으로서 대성공의 가도를 달리고 있다.
한 증권 전문가는 자신의 저서에서 "아베노믹스의 설계자인 하마다 고이치 도쿄대 교수의 책 가 아직 번역판이 나오지 않는 것이 너무 아쉽다"고 밝힌 적이 있다. 사실 우리는 아베노믹스가 왜 성공했는지, 크게 관심이 없다. 어쩌면 우리는 아베노믹스를 잘 분석하지도 않고 그가 '비호감'이라는 이유만으로 저주를 퍼부은 것인지도 모른다. 트럼프가 처음 대통령이 됐을 때도 비슷했다.
언젠가부터 '우리는 진실을 보지 않고, 원하는 것을 보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제발 이랬으면…"하는 마음이 담긴 보고서와 기사가 많다.
요즘 비슷한 사례가 하나 나오고 있다. 바로 미국 경기다. "미국 경기가 나쁘다. 침체가 우려된다"고 이구동성으로 외치고 있다. 전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미국은 괜찮다"고 하자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내비치고 있다. '덜둘기(덜 비둘기적이라는 표현)', '2% 부족한 비둘기' 등의 표현이 나왔다.
미국 경기가 둔화 국면인 것은 맞는 듯하다. 그런데 침체(recession)냐고 하면 글쎄,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지 않을까. 요즘 강연에서 제롬 파월과 은근히 결이 다른 멘트를 자주 반복하는 옐런도 "리세션은 전혀 아니다"라고 하고 있다. 우리는 분석을 하는 것인가, 고사를 지내는 것인가.
분석을 하지 않고 고사를 지낸다고 비난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연준이 자신감을 내비치는 이상 현재 상황을 좀 더 경계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을 뿐이다.
연준의 자신감이 맞다면, 내년 미국은 최소 2회의 금리를 올릴 것이고, 우리나라와 금리 격차는 1.25%포인트까지 벌어지게 된다.
경기 침체 국면인 것이 맞다면, 미국은 곧 금리 인상을 멈출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나오는 미국의 경기지표들을 잘 봐야 한다. 지표가 나쁘게 나오면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국 증시는 오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