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최근 인사에서 가전 렌탈부서를 확대 개편하면서 본격적으로 가전 렌탈 사업 확대에 나선다. LG전자 내부에서는 올해 가전 렌탈 부문이 작년보다 2배 가량 많은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사업 성장 가능성이 검증됐다는 평가다. 이번 조직개편은 적극적으로 가전 렌탈 시장 공략에 나서기 위한 포석인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렌탈 가전 상품군 이미지. 왼쪽부터 안마의자, 공기청정기, 건조기, 의류관리기, 정수기, 전기레인지.

18일 LG전자에 따르면 렌탈 서비스를 담당하는 '케어솔루션사업팀'이 조직 개편을 통해 확대·격상됐다. 기존에는 1개 단일팀으로 운영됐는데 이를 3개 팀으로 확대하면서 조직 이름도 '케어솔루션담당'으로 격상됐다. 케어솔루션담당은 고객관리팀, 운영지원팀, 인프라팀 등으로 세분화됐고 한국영업본부 산하 조직으로 관리된다.

LG전자가 렌탈 사업 조직을 정비하고 사업력 강화에 나선 것은 국내 렌탈시장의 빠른 성장과 관련이 있다. KT경영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렌탈시장 전체 규모는 2006년 3조원에서 2016년 25조9000억원, 2017년 28조7000억원으로 크게 늘었고 2020년에는 4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 가운데 생활가전 등 가정용품 렌탈시장은 2011년 3조7000억원에서 2017년 5조5000억원으로 증가했고 2020년에는 10조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추세는 LG전자 가전 렌탈사업 매출에서도 확인된다. 이 회사의 사업보고서를 보면 올해 1분기~3분기 가전 렌탈사업 누적 매출은 2057억원으로 2017년 같은 기간(1117억원) 보다 2배 가량 늘었다. 2015년(737억원)과 비교해도 3년만에 3배 가량 증가했다. LG전자의 렌탈 가전관리 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 하이엠솔루텍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하이엠솔루텍은 렌탈가전 관리와 시스템에어컨 설치·AS업무를 한다. 이곳은 지난해 매출 2087억원, 영업이익 81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4%, 25% 증가했다.

렌탈 가전은 한번 구입하면 그만인 기존 제품과 달리 꾸준히 관리를 받을 수 있어 위생적이고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다. 예를 들어 퓨리케어 정수기를 LG전자에서 렌탈하면 필터뿐 아니라 내부 직수관도 매년 무상으로 교체해준다. 퓨리케어 공기청정기는 필터 교체는 물론 센서까지 함께 점검해준다. 디오스 전기레인지 렌탈 고객은 3년 후 상판 세라믹글라스를 무상 교체해준다. 트롬 스타일러는 2년마다 급수통과 배수통을 바꿔주고 향기시트를 제공한다. 트롬 건조기 사용 고객은 여분의 이중 안심필터를 받을 수 있고, 6개월마다 방문하는 매니저가 섬유 유연시트를 제공한다. 특히 고객이 제품을 일시불로 구매할 때 적용되는 무상 보증 기간은 1년인데 비해 임대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에는 렌탈 기간 내내 무상 보증을 받을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또 렌탈은 일시불이나 할부(최장 12개월)로 구매하기 힘든 가전제품을 3년 이상 분할해 납부하고 소유권을 이전받는 형태를 취하기 때문에 부담없이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예컨대 출고가가 360만원인 LG 올레드 TV(55인치)를 사려면 목돈을 쓰거나 할부 이자를 내야 하지만, 렌탈하면 월 5만9900원(36개월)씩 든다. 여기에 신용카드 등 제휴 카드 할인 혜택을 활용하면 부담이 더 줄어든다. 이러한 장점들 때문에 최근에는 가전을 구매하기보다 렌탈해 사용하려는 수요자가 증가하고 있고 상업시설 등에서도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추세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좋은 상품을 구매하고 싶은 욕구는 있지만,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불황이 일상이 되면서 당장 저렴한 비용으로 이런 욕구를 해소할 수 있는 렌탈에 관심을 두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가전제품에 대한 저변 확대도 LG전자가 렌탈사업을 강화하는 이유로 꼽힌다. LG전자 가전 부문 실적 대부분은 TV·세탁기·냉장고·에어컨 같은 전통 가전에서 나온다. LG전자가 렌탈서비스 확대에 나서는 것은 기존 가전 이외의 제품에서 소비자와의 접촉면을 넓히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초기비용 부담이 적은 렌탈서비스의 장점을 활용해 사용자를 빠르게 넓혀 LG전자가 새로 개척한 제품군과 성장성을 보이는 제품군에 대한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LG전자 가전 렌탈 품목을 통해서도 잘 드러난다. LG전자는 2009년 정수기로 렌탈사업을 처음 시작했고 작년 하반기부터 전기레인지·의류관리기·건조기·공기청정기·안마의자 등 신가전 제품군으로 품목을 대폭 확대했다. 현재 렌탈 서비스를 하고 있는 품목은 총 6가지다. 내년 출시를 앞둔 가정용 맥주제조기도 렌탈 품목에 추가될 예정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렌탈은 매월 안정적으로 꾸준히 수익이 유지되는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이미 포화에 이른 가전 시장에서 차별화 요소가 될 수도 있다"며 "새로운 가전의 가치를 경험한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이러한 가치경험이 재생산 된다면 장기적 관점에서 제품 판매 확대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아직 렌탈 사업을 직접 진행하지는 않지만, 렌탈 전문업체와 잇따라 손잡고 가전 렌탈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올해 6월 교원웰스를 통해 의류건조기·세탁기를 렌탈로 판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