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고가 대형 주상복합 아파트가 줄줄이 경매에 나왔다. 정부의 강도 높은 부동산 대책으로 서울 매매시장이 얼어 붙으면서 아파트보다 환금성이 떨어지는 주상복합 물건들이 경매시장에 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4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서울 성동구 성수동1가 ‘갤러리아포레’ 전용면적 218.6㎡의 두 번째 경매가 오는 17일 진행된다. 이 단지는 2014년 이후 4년여만에 경매시장에 등장했다. 감정가는 44억3000만원이었으며 1회 유찰돼 이번 경매 최저매각가는 35억4400만원이다. 갤러리아포레는 한화건설이 갤러리아백화점의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차용한 단지로 성수동 일대를 부촌으로 떠오르게 한 주상복합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가수 지드래곤, 배우 김수현 등 연예인들이 매입해 실거주하는 곳으로 알려졌다.

송파구 신천동 ‘롯데캐슬골드’ 전용 245㎡도 다음달 14일 두 번째 경매에 부쳐진다. 2016년 2월 이후 처음 경매에 나왔다. 감정가 40억100만원에서 1회 유찰돼 경매 최저가는 32억800만원이다. 잠실 롯데월드 맞은편에 있는 단지며 환승역인 잠실역이 지하로 연결된다. 청약 당시 300여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울 송파구 신천동 ‘롯데캐슬골드’.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는 2016년 이후 2년여 만에 경매에 등장했다. 전용면적 163.6㎡며 감정가 23억5000만원에서 1회 유찰돼 오는 20일 18억8000만원에서 경매가 시작된다. 2000년대 대한민국 고급 아파트를 대표하는 단지로 ‘도곡동 시대’를 연 것으로 평가된다.

박은영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고급 주상복합을 구매할 수 있는 수요층은 한정적인데, 자산가들조차 대출 규제로 자금 융통에 대한 부담감이 커져 매매시장에서 물건이 소화되지 않고 경매시장으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면서 "잇딴 규제로 향후 자산가들의 관심이 주거용 상품에서 다른 투자처로 옮겨가게 되면 주거용 부동산 시장이 당분간 침체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경매가 진행된 서울 주상복합 물건 수는 지난 9월 8건이었지만 11월 19건을 기록했다. 이는 1월 20건에 이어 올해 들어 두 번째로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