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바이오 업종에 집중되고 있다. 고의 분식 회계 혐의로 거래 정지됐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영업일 만에 거래를 재개하면서 바이오 업종이 상승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그러나 이번에는 코스닥 대장주인 셀트리온헬스케어가 금융 당국의 회계 감리를 받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국내 대표 바이오 기업 두 곳이 호재와 악재를 동시에 내놓자 업종 내 주가도 크게 출렁였다.

◇삼바 거래 재개에 불확실성 걷혀

1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7.79% 치솟은 39만4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가 부진한 흐름을 보였지만, 코스피 의약품 지수는 전날보다 0.51% 오른 1만1508.48에 거래를 마쳤다. 한국거래소는 전날 "경영 투명성에 일부 미흡한 점이 있음에도 기업 계속성, 재무 안정성 등을 고려해 삼성바이오의 상장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그간 투자 심리를 짓눌렀던 시장 불확실성이 사라지면서 바이오 업종 흥행의 불씨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삼성바이오 거래 정지가 시장의 기대보다 빨리 풀렸을 뿐 아니라, 정부가 건강관리 산업 육성 의지를 재차 확인하는 등 긍정적 이슈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0일 "헬스케어 분야를 혁신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며 바이오헬스 분야 일자리를 2016년 13만명에서 2022년 18만명으로 늘린다는 등 '4차 산업혁명 헬스케어 발전 전략'을 발표했다. SK바이오팜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신약 승인을 신청하는 등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내년 굵직한 성과를 낼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김재익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오 주가는 최근 종목별로 독립적 움직임을 보이기보다는 업종 전반의 투자 심리에 따라 함께 움직이고 있다"며 "앞으로 제약 바이오 섹터 주가가 긍정적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회계 이슈, 또 바이오 업종 발목 잡나

하지만 삼성바이오 리스크가 해소되자마자 셀트리온헬스케어 분식 회계 의혹이 불거지면서 바이오 업종 낙관론에 찬물을 끼얹었다. 금융감독원이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분식 회계 의혹을 제기하며 감리에 착수하자 '셀트리온 3형제' 주가가 일제히 주저앉았다.

금감원은 셀트리온의 유통 계열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지난 2분기 국내 판매권을 셀트리온에 되판 금액 218억원을 매출로 처리한 것이 영업손실을 작게 보이고자 한 고의 분식 회계가 아닌지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셀트리온헬스케어 주가는 전날보다 12.04% 폭락해 7만1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셀트리온은 10.02%, 셀트리온제약도 7.92%씩 각각 떨어졌다.

코스닥 대장주인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무너지면서 신라젠(-5.26%), 코오롱티슈진(-1.43%), 휴젤(-2.38%) 등 코스닥에 상장된 바이오 기업들도 줄줄이 내렸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이어 회계 이슈가 또다시 바이오 업종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금융 당국의 감리 결과 회계 처리가 고의 분식이었다는 결론이 나면 거래 정지 사태가 또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입장문을 내고 "전 세계 독점 판매권을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으므로 이러한 활동을 통한 수익은 매출로 판단할 수 있으며 이는 기업 회계 기준에 따른 처리"라고 주장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표 바이오 기업들의 연이은 회계 관련 문제는 개별 기업 경쟁력과 상관없이 업종 전반에 대한 시장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