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옛 한국전력 부지에 추진하고 있는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설 프로젝트가 정부 부처 간에 이견으로 막혀 표류하고 있다. 11일 정부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정부는 다음 주 발표 예정인 '2019년 경제정책방향'에 민간 투자 활성화 차원에서 GBC 건설 승인 안건을 담으려 했으나, 부처 간 의견 조율에 실패하면서 채택이 무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자동차 그룹이 서울 삼성동에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신사옥(GBC) 건설 사업은 정부 승인을 받지 못해 4년째 표류 중이다.

GBC 건설 프로젝트는 대규모 민간 투자가 정부 규제로 인해 막혀 있는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재계에선 "정부가 말로만 혁신 성장을 외치면서 실제론 규제 개혁의 의지가 별로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2014년 9월 한전의 서울 삼성동 부지 약 8만 평을 10조5500억원에 사들인 후 신사옥을 겸해 GBC 건설을 추진했다. GBC는 지하 7층~지상 105층에 이르는 초고층 빌딩(569m)으로, 현재 국내 최고층 건물인 롯데월드 타워(123층 555m)보다 14m 더 높다. 건설비만 3조원이 들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은 GBC 건설로 인한 경제적 파급 효과를 265조원, 일자리 창출 효과를 122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GBC 건설 프로젝트는 4년이 지나도록 국토교통부 산하 수도권정비위원회의 심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GBC 건설 승인에 대한 안건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3월, 7월까지 총 세 차례 위원회에 상정됐지만 잇따라 보류 판정을 받았다. 기획재정부는 GBC 건설이 승인되면 침체된 내수를 살리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국토부의 협조를 얻지 못하고 있다. 국토부는 강남에서 대형 개발 사업이 시작되면 9·13대책 이후 다소 안정화 양상을 보이고 있는 부동산 시장이 다시 과열될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