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포 방문고객 줄자 이종 업종과 협업

은행 영업점에 편의점, 서점, 공연장 등이 함께 있는 복합점포가 늘고 있다.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이 활성화되면서 일반 영업점을 방문하는 고객 수가 줄자, 은행들이 공간 활용성과 고객 접근성을 높여 새롭게 단장하는 것이다.

10일 은행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지난 5일 일산서구 중앙로에 은행지점과 편의점을 결합한 하나로미니 인 브랜치 특화지점을 열었다. 은행 365코너 공간에서 은행 업무를 볼 수 있고, 같은 공간에 있는 편의점에서는 주요 농산물 및 농가공식품을 구입할 수 있다. 하나로미니는 기존 편의점 판매 품목에 우리 농산물을 추가한 스마트축산자판기도 운영한다. 편의점은 은행 영업점점 운영 시간과 관계없이 연중무휴로 아침 7시부터 밤 10시까지 운영한다.

(왼쪽부터) BNK부산은행은 구서동지점 1층을 편의점 세븐일레븐과의 협업 공간으로, 우리은행은 잠실 롯데월드몰 지하 1층 영업점을 크리스피 크림 도넛과의 협업 공간으로 만들었다.

BNK부산은행도 지난 5일 부산 구서동지점 1층에 자동화기기(ATM) 코너와 세븐일레븐 편의점을 결합한 공간을 마련하고 기존 1층에 있던 영업점을 2층으로 옮겼다. 고객들은 1층 공간 한편에 마련된 ATM이나 2층 영업점에서 은행 업무를 할 수 있고 편의점에서 필요한 물품을 구입할 수 있다. 1층 한 쪽에는 구매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카페 공간도 마련됐다. 부산은행은 본점 로비에 무인 편의점 '세븐일레븐 익스프레스'도 마련했다.

우리은행은 잠실 롯데월드몰 지하 1층에 크리스피 크림 도넛과 협업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고객들은 일반 카페처럼 커피, 도넛 등을 먹으며 대화를 나눌 수 있고 매장 한 켠에 마련된 은행 창구에서 은행 업무도 처리할 수 있다. 우리은행 동부이촌동지점은 카페 폴바셋과의 협업 점포다. 영업점 내 투명한 벽을 사이에 두고 은행과 카페가 연결돼 있는 구조로 설계됐다.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12월 서울 방배동 서래마을에 컬처뱅크 1호점을 선보인 이후 광화문, 잠실, 강남 등 총 4곳에서 컬처뱅크를 운영 중이다. 방배서래 지점은 공예, 광화문역 지점은 서점, 잠실레이크팰리스 지점은 가드닝(꽃, 나무 등 전시), 강남역 지점은 편집샵 겸 카페를 테마로 꾸려졌다.

(왼쪽부터) KEB하나은행은 잠실레이크팰리스 지점에서 꽃과 나무 등을 전시·판매한다. KB국민은행은 지난 4월 홍대 서교동지점을 리모델링해 KB락스타 청춘마루 공간을 마련했다.

KB국민은행은 서울 홍대 서교동지점 리모델링 해 지난 4월부터 KB락스타 청춘마루를 운영하고 있다. KB락스타 청춘마루는 청춘을 위한 공연, 전시, 강연 등 문화 예술 활동을 지원하는 콘텐츠를 제공하며, 최근에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친 수험생을 대상으로 토크콘서트 등을 개최한 바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영업점 수를 대폭 줄일 수 없는 상황에서 이종 업종간 복합점포는 은행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으면서 여유 공간도 알차게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시도"라며 "서로 다른 고객을 끌어당길 수 있어 영업 기회가 늘어나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