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패션 스타일로 스타크래프트계의 맥그리거로 불리는 사람이 있다. 바로 ‘Larva’ 임홍규(24)씨다. 프로 게이머 출신인 그는 아프리카TV 방송진행자(BJ)로 전향하면서 사람들에게 더 주목을 받게 됐다.

임홍규씨는 본명보다는 방송에서의 닉네임인 ‘홍구’로 더 유명하다. 특유의 입담과 방송감, 중독이라 불릴 만큼 방송에 대한 성실함이 시청자들에게 주목받는 이유로 꼽힌다. 그는 개인 방송 외에도 스타크래프트 대회가 있으면 선수로 참여하기도 한다. 지난달 30일 서울 신촌 현대백화점에서 임홍규씨를 만나 게임 선수로서, 그리고 1인 미디어 콘텐츠 창작자로서의 삶과 목표에 대해 들어봤다.

임홍규씨는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가 개최하는 스타크래프트 대회 ‘코리아 스타크래프트 리그(KSL)’에 참가했다. 인터뷰를 진행한 날 그의 8강 경기가 있었다. 그는 경기 전 가진 인터뷰에서 "몸 컨디션이 좋은 것 같다"며 승리를 다짐했지만 상대인 김민철 선수에게 1대3으로 역전패하고 말았다.

경기 이후 임홍규씨는 "비록 아쉽게 대회 8강에서 떨어졌지만 스타크래프트는 저한테 황금알을 낳는 거위 같은 존재"라며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지금은 스타크래프트를 통해 가족의 생계를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홍구’ 임홍규씨가 지난달 30일 열린 KSL 시즌2 8강전 경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게임 대회가 주는 중압감은 너무 커"

임홍규씨는 오히려 현역에서 은퇴하고 개인 방송을 시작하면서 스타크래프트 실력이 더 는 것 같다는 말에 "대회가 주는 중압감은 정말 크다"면서 "반면에 개인 방송으로 스타크래프트를 할 때는 생각을 더 단순하게 하고 게임에 임할 수 있는 점에서 실력이 다르게 나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스타크래프트 실력 급상승 이유 중 하나로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을 꼽았다. 그는 2년전 결혼했다. 갓 돌이 지난 딸도 있다. 그는 "혼인신고를 하고 원룸에서 살고 있었는데 아이를 갖게 됐다"라며 "집값을 마련해야해서 미친듯이 스타크래프트만 했다"고 말했다.

임홍규씨는 게임 대회에도 프로 게이머보다는 1인 콘텐츠 창작자 신분으로 참가하는 것이 이제는 더 좋다고 한다. 그는 "프로 게이머는 성적이 안 나오거나 대회에서 떨어지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면서 "하지만 1인 콘텐츠 창작자로 대회에 참가하면 떨어져도 뒤에 있는 악플이나 욕설, 질타들이 큰 스트레스로 다가오지는 않는 거 같다"며 웃어 보였다.

11월 30일 서울 신촌 현대백화점에서 ‘홍구’ 임홍규씨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 이제는 방송만 생각하는 방송인 ‘홍구’

임홍규씨는 일주일 중 수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방송을 송출한다. 그는 "수요일도 방송을 안 쉬었는데 편집자를 위한 배려로 휴일을 만들었다"라며 "방송을 하지 못하는 수요일이 나 자신한테는 가장 힘들지만 최대한 쉬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스타크래프트 외에도 가족 시트콤, 먹방 등을 콘텐츠 주제로 방송한다. 스타크래프트만으로는 자신의 방송 채널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는 "스타크래프트 팬들이 가족 시트콤도 재밌어하고, 또 가족 시트콤으로 유입된 시청자들이 스타크래프트 방송도 보면서 새로운 팬이 될 수 있을 것으로도 본다"며 자신의 방송 전략을 설명했다.

하지만 이제 그의 먹방은 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그는 "게임 방송을 하다 배달음식을 중간에 먹는 것으로 먹방을 시작했었다"면서 "하지만 최근 건강검진 결과 살을 빼야 한다고 해서 먹방은 이제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해당 사실을 시청자들에게 알린 방법도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직후 방송을 통해서였다.

임홍규씨는 시청자 유입 숫자를 늘리기 위해 다양한 콘텐츠를 시도하고 있지만 스타크래프트 콘텐츠를 방송할 때가 가장 자신한테 맞는 옷을 입은 순간이라고 한다. 그는 "아무래도 스타크래프트가 나한테 가장 잘 맞는 콘텐츠인 것 같다"라며 "학교까지 자퇴하면서까지 일생을 바쳐서 해온 게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