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비되는 에너지를 없애고 효율을 높이는 정책이 가장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인 에너지 정책이다."(강승진 한국산업기술대 교수)

"현재의 에너지 수요관리 방식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으면, 3차 에너지기본계획은 선언적 계획으로 그칠 수밖에 없다."(이창호 전기연구원 실장)

5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회의실에서 민간 전문가 그룹(워킹그룹)이 지난달 7일 정부에 권고한 3차 에너지기본계획(2019~2040년에 걸친 장기 에너지 정책)에 대한 토론회가 열렸다. 정부는 워킹그룹 권고안과 3~4차례 있을 토론회를 바탕으로 내년 1월 3차 에너지기본계획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5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2019~2040년 에너지 정책이 담긴 3차 에너지 기본 계획안에 대한 전문가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 주제는 에너지 소비구조 혁신이었다. 앞서 워킹그룹은 권고안에서 "성공적인 에너지 전환을 위해서는 에너지 사용의 효율을 높이고, 수요를 줄이는 강력한 에너지 소비구조 혁신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재규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00년대 이후 대부분 선진국의 에너지 소비는 하락세로 전환했지만 우리는 상대적으로 에너지 소비가 높은 수준이 계속돼 수요관리를 통한 에너지 소비구조 혁신이 긴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일본은 2000년 이전 에너지 소비가 연평균 2.1% 증가하다가 2000년 이후 1.1%로 감소했다. 영국도 2000년 이전 연평균 0.6% 증가에서 1.4% 감소세로 돌아섰다. 반면 우리나라는 2000년 이전에는 연평균 7.9%, 2000년 이후에도 2.7% 증가세가 지속했다.

제조업 등 에너지 소비가 많은 산업구조에 2014년 이후 저유가와 차량 대형화 등으로 수송 부문 에너지 소비가 선진국보다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임 연구위원은 "에너지 수요관리를 통해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하고, 에너지 수급 구조의 안정성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세계 에너지 수요관리 시장 규모는 2012년 1300억달러에서 2035년 5300억달러로 급성장이 예상된다.

강승진 교수는 "그동안 수요관리가 부족했던 중소기업과 기존 건축물, 중·대형차 등의 수요관리가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지자체와 대학·연구기관이 지역 중소기업의 에너지 효율을 진단·개선하도록 지원하는 한국형 지역에너지 학습네트워크(LEEN) 사업, 정기 건강진단처럼 노후 건물에 대한 에너지 정기점검을 의무화하는 건물 에너지 주치의 제도 도입을 제안했다. 권기성 산업통상자원부 수요관리과 팀장은 "수요관리는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에서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중요한 축으로, 에너지 고효율 소비구조로 혁신을 계속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