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장 폐쇄, 대규모 감원(減員) 계획을 밝힌 GM에 대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가 현대기아차에도 불똥이 튀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3일(현지 시각) "우리는 모든 (자동차 업체의) 전기차 보조금을 없애길 원한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당초 전기차 보조금 폐지는 GM을 겨냥하고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GM의 미국 공장 폐쇄 조치 발표 직후 트위터에 "전기차 보조금 등 GM에 대한 모든 보조금을 중단하는 걸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런데 문제는 법적인 문제 때문에 GM만 겨냥해 보조금을 폐지할 수는 없어 모든 자동차 업체에도 동일하게 보조금을 줄여야 한다. 정작 GM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기차 보조금을 폐지해도 잃을 것이 거의 없는 상태다. 오히려 현대기아차, 폴크스바겐, 포드 등 이제 막 전기차 판매 확대에 나선 업체엔 비상등이 켜졌다.

미국 정부는 2010년부터 전기차 구매자에 대해 한 대당 7500달러의 보조금(세금 감면)을 지급해 왔다. 다만 자동차 업체당 누적 전기차 판매 대수가 20만대를 넘으면 3개월이 지난 후부터 단계적으로 보조금을 축소하다가 최종적으로 폐지한다. GM은 어차피 이달 말이면 누적 판매 대수 20만대를 채울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내년 2분기부터 반년 단위로 보조금이 조금씩 줄어들어 2020년 4월부터는 한 푼도 지급되지 않는다.

하지만 나머지 기업들은 이제 보조금에 의지해 시장을 확대해야 할 처지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 "트럼프 행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폐지 조치는 GM보다 다른 업체들에 더 큰 피해를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기아차는 2014년 기아 쏘울 EV(전기차), 2017년 현대 아이오닉EV 등 미국 내에서 전기차 모델 2개를 출시했고, 지금까지 총 6900여대를 판매했다. 하지만 내년 상반기에 현대차 코나 EV와 기아차 니로 EV 판매를 시작하는 등 2025년까지 미국 내 전기차 판매 모델을 총 14개 차종으로 늘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