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한국 시각)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에 있는 기아나 우주센터. 발사대에 '천리안 2A호'를 탑재한 높이 54.8m짜리 발사체가 우뚝 서 있었다. 발사체 상단에 박힌 태극기에는 천리안 2A호 개발진의 이름과 이들이 직접 쓴 문구가 빼곡했다. 하루 뒤면 발사체는 약 8년간 위성 개발에 매달려온 연구진의 이름을 싣고 우주로 향하게 된다.
발사체 이송은 지난 3일부터 시작됐다. 이날 오후 8시쯤 조립동의 문이 서서히 열리자 아리안스페이스사의 '아리안-5ECA' 발사체가 웅장한 모습을 드러냈다. 아리안스페이스사의 클라우디아 호야우 커뮤니케이션 총괄은 "발사체에는 한국의 GEO-KOMPSAT-2A(천리안 2A)와 인도의 통신위성인 'GSAT-11'이 탑재됐다"며 "무게가 5.9t 정도인 인도 위성이 위에, 3.5t인 천리안 2A호가 아래에 있다"고 설명했다.
◇ 빈틈 허용치 않는 발사 준비
조립동 앞에는 발사대로 이어지는 긴 레일이 늘어서 있었다. 길이가 총 3.5㎞인 이 길의 이름은 '스페이스 로드(Space Road)'다. 아리안 발사체는 수직으로 꼿꼿이 서 옆걸음질 치듯 스페이스 로드를 따라 이동했다.
조립동에서 발사체가 레일로 내려갈 때는 시속 1.5㎞로, 이후 700m까지는 시속 2.8㎞로 레일을 따라 갔다가 남은 2.8㎞는 시속 3.5㎞로 이동했다. 이렇게 발사대까지 이동하는 데는 1시간 이상이 걸렸다. 발사체가 발사대로 옮겨진 뒤에는 국내 연구진 5명이 위성의 스위치를 켜 상태를 계속 점검한다. 4일 현장에서 만난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하 항우연) 연구진에 따르면 지난주에 열린 발사 리허설에서는 별다른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
발사 일정이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천리안 2A를 실은 발사체는 한국 시각으로 5일 오전 5시 40분 발사된다. 발사 11시간 23분 전부터 최종 카운트다운이 시작되고 4시간 38분 전부터 발사체 추진제 주입이 이뤄진다. 발사 7분 전에는 발사 시퀀스가 시작된다. 발사 33분 38초 뒤에는 위성이 발사체에서 분리된다. 발사 40분 뒤에는 호주 동가라 지상국과 최초로 교신하게 된다. 교신을 통해 연구진은 천리안 2A호가 목표한 전이 궤도에 안착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 국지성 집중호우도 관측하는 천리안 2A호
천리안 2A호는 천리안1호의 임무를 물려받을 기상 관측 위성이다. 지난 2011년 7월부터 항우연과 한국항공우주산업, AP우주항공, 경희대 등이 참여해 개발했다.
발사 한달 뒤 천리안 2A호는 고도 3만6000㎞의 궤도에 안착하고, 내년 7월부터는 한반도에 기상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전망이다. 천리안 2A호로는 국지성 집중호우의 발달도 관측할 수 있어 최소 2시간 전에 이를 탐지할 수 있다. 또 태풍 이동 경로 추적 정확도가 높아지며 태양 흑점 폭발 등 우주기상 관측 정보도 받을 수 있게 된다.
기아나우주센터 현장에서 만난 최재동 항우연 정지궤도복합위성사업단장은 "천리안 2A호가 본격적인 관측을 시작하는 내년 7월이면 한반도 주변의 기상 관측이 보다 정밀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0년 쏘아 올린 천리안 1호는 해양·통신 기능까지 수행했지만 2A호는 '기상 관측'에만 집중한다. 이에 걸맞게 천리안 2A호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상 관측 탑재체를 보유하고 있다. 1호와 비교해 볼 때 해상도는 4배 향상됐으며 고화질 컬러 영상을 18배 빠른 속도로 지상에 전달할 수 있다. 이런 성능은 올해 3월 미국이 쏘아 올린 'GOES-17' 위성과 지난 2016년 11월 발사된 일본의 '히마와리-9' 위성의 탑재체와 유사하다.
천리안 2A호 기상 센서의 채널 수는 16개로 1호(5개)보다 3배 이상 늘었다. 16개 채널에서 관측한 데이터를 통해 태풍, 집중호우, 폭설, 안개, 황사 등 52개나 되는 기상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전체 지구를 관측하는 데 드는 시간은 3시간에서 단 '10분'으로 단축됐다. 또 통신이나 위성 운용에 영향을 주는 '우주기상'을 관측하는 탑재체도 실렸다. 이 우주기상 관측 탑재체는 기상탑재체의 반대편에 위치해 있다.
최 단장은 "지금까지 외국과 공동으로 정지궤도위성을 개발해왔지만 천리안 2A호는 설계부터 운송, 조립, 시험까지 모든 과정을 독자적으로 수행했다"며 "이 자체만으로도 천리안 2A호는 한국 위성 개발 경쟁력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