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진화 과정을 관측할 수 있는 '중력파' 4건이 새롭게 확인됐다.

미국 소재 중력파 관측소인 '고급레이저간섭계중력파관측소(라이고, LIGO)'와 유럽 이탈리아 소재 또다른 중력파 관측소인 '비르고(VIRGO)' 협력단 과학자들은 1일부터 미국 메릴랜드에서 열린 '중력파 물리천문학 워크숍(GWPAW, Gravitational Wave Physics and Astronomy Workshop)'에서 블랙홀과 중성자별 쌍성계에서 발생한 새로운 중력파 탐사 결과를 발표했다고 3일(한국 시각) 밝혔다.

이번에 확인된 4건의 중력파는 모두 2016년 11월 30일부터 2017년 8월 25일까지 진행된 두 번째 관측 가동 기간에 관측됐다. 이 기간 동안 1건의 중성자별 쌍성 병합과 7건의 블랙홀 쌍성 충돌의 중력파가 관측됐는데, 이미 4건의 중력파는 분석이 완료돼 발표됐고 새롭게 4건의 중력파가 이번에 분석이 끝난 것이다.

중성자별 상상도. 별이 진화한뒤 마지막에 남는 것으로 크기는 작지만 밀도는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성자별 2개가 충돌하면 중력파가 퍼져나간다.

이에 따라 라이고와 비르고 협력단 과학자들은 1915년 천재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일반상대성 이론을 내놓으며 존재를 예측한 중력파를 100년만인 2015년에 첫 관측한 이후 지금까지 총 11건의 중력파를 관측하고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이 중 10건은 별 질량의 블랙홀 쌍성 병합 과정에서 발생했고, 나머지 1건은 중성자별 쌍성 병합으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에 새롭게 발표된 중력파는 발견된 날짜를 따 GW170729, GW170809, GW170818, GW170823으로 명명됐다.

중력파는 별의 폭발, 블랙홀 생성, 블랙홀끼리의 병합 등 우주에 초대형 사건이 발생할 때 중력 에너지가 물결처럼 퍼져 나가는 것을 말한다. 강력한 중력파가 지나가는 곳에서는 일시적으로 시간 흐름이나 물체 위치가 변한다. 지구에서 몇 십억 광년 떨어진 곳에서 생긴 중력파가 지구에 도달하면 워낙 미약해져 확인하기가 쉽지 않았다. 라이고 관측소를 설계한 라이너 와이스 미국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 명예교수와 배리 배리시 캘리포니아공과대학(칼텍) 명예교수, 킵 손 칼텍 명예교수는 2017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과학자들은 중력파 발견으로 우주의 진화 과정을 관측할 수 있는 새로운 창이 열렸다고 환호했다. 빛(광학)이나 전파가 아닌 중력파라는 새로운 관측 수단이 중력파 검출로 추가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미 분석이 완료된 중력파 'GW170817'은 중성자별 쌍성계의 충돌로 발생한 것으로 중력파뿐 아니라 이후 동반된 전자기파를 관측해 다중신호천문학의 첫 장을 연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됐다. 다중신호천문학이란 다른 방식의 천문관측 수단을 통해 동시에 천체를 관측하는 것을 말한다.

2017년 7월 29일 검출된 GW170729는 지금까지 관측된 중력파 중 가장 멀고 가장 무거운 블랙홀 충돌에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8월 18일 관측된 GW170818은 라이고와 비르고의 글로벌 네트워크 관측에 의해 발견된 중력파로 매우 정확한 위치 추정 분석이 가능했는데, 이 블랙홀 쌍성의 위치는 지구로부터 약 25억 광년 떨어진 우주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에서는 부산대와 서울대, UNIST, 이화여대, 인제대, 한양대 등 6개 대학과 국가수리과학연구소,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 소속 15명의 연구자들이 '한국중력파연구협력단(KGWG)'라는 이름의 컨소시엄으로 라이고 과학협력단에 참여하고 있다.

이형목 KGWG 단장(한국천문연구원장)은 "중력파를 활용한 천문학이 시작되고 있다"며 "중력파가 일상적으로 관측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우리가 우주에 대해 더욱 많은 것을 이해하게 될 날이 머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