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갑 한국전력(015760)공사 사장이 30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 '사우디의 지혜로운 선택'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전기요금 복지를 현금지원으로 바꾸자는 아이디어를 통해 전기요금 조정 필요성을 밝혔다.

김종갑 한국전력 사장.

사우디는 현재 전기를 원가 이하로 공급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원가 이상 공급하면서 추가 수입은 소득이 낮은 가정에 현금보조를 할 예정이다. 김 사장은 "현금 보조를 받는 가정은 전기요금이든 식료품이든 그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지출을 하게 될 것"이라며 "복지가 대폭 증가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며 그러한 결정이 부럽다"고 언급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경제정책마다 '복지'를 고려한다"며 "전기요금도 전기저소비 가정, 농업, 교육 등 '복지'가 반영돼 있지만, 이들 중에는 불필요한 지원도 있고 지원효과가 별로 없는 것들도 있고 소비왜곡을 부추기는 지원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 사장은 "이런 복지를 모두 걷어내어 소득수준을 고려한 현금지원으로 바꾼다면 우리는 지금 보다 훨씬 튼튼한 사회안전망을 갖게 될 것"이라며 "더 효율적인 자원배분, 더 효용성이 높은 소비로 '경제와 복지가 함께 가는' 격이 다른 나라가 될 것"이라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알면서도 못한 이유가 있다"며 "포퓰리즘을 극복하고 기득권을 이겨내는 결단과 용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누진제·심야 산업용 경부하 요금을 포함해 국민 공감대가 형성되는 요금제를 국회에서 주도적으로 협의해달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 사장은 줄곧 누진제 요금할인 적정성과 심야시간 산업용 전기 과소비 문제에 대해 전기요금 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지난 10월 16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해 "그는 "전기 원가를 회수해야 하는데 한전 사장 조차도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고 있는 시스템"이라며 "월 200kW 이하 사용으로 필수사용량 전기요금보장공제의 수혜를 받은 943만 가구 중 전력사용 취약계층은 1.7%인 16만 가구에 불과하다"고 말한 바 있다. 전력사용 취약층을 지원한다는 현행 전기요금 보장공제가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 사장이 효율적인 배분을 언급한 것은 산업용 심야전기 경부하 요금 조정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는 국정감사에서 경부하 요금에 대해 "과거 밤에 남는 전기를 기업이 저렴하게 쓰는 차원에서 마련했지만, 지금은 과소비가 발생하고 있다"며 "심야전기 공급을 위해 비싼 발전기를 가동하는 만큼 왜곡된 부분은 조정해야 한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한전의 실적 악화로 전기요금 인상 필요성이 커진 것 아니냐고 지적한다. 한전은 최근 유가 상승, 구입전력비 증가와 함께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원전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한전은 작년 4분기 영업손실 1294억원, 올해 1분기 손실 1276억원, 2분기 손실 6871억원 등 3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냈다. 3분기는 흑자 전환해 1조395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올해 1~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4318억원 손실이다.

하지만 김 사장은 지난 6월 간담회에서 "한전의 적자는 견딜만한 상황"이라며 "아직은 한전 내부적으로 흡수할 여지가 있다는 게 제 판단"이라고 했다. 한전의 실적 악화로 전기요금 인상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에 적자를 줄이려 전기요금을 인상하는 일은 없을 것이란 취지로 응답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