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사는 직장인 강민영(30)씨는 지난 달 걸린 감기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 ‘뼈 아픈’ 고통을 겪었다. 평소 약 복용을 꺼리는 편이라는 강 씨는 이번에도 병원을 찾지 않았고 ‘며칠 지나면 낫겠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기침이 계속되면서 옆구리까지 아파왔다.

강 씨는 꾸준히 헬스장을 다니며 몸 관리를 해왔는데, 옆구리 통증으로 일상 생활이 힘든 정도였다. 결국 병원을 찾은 강씨는 의사에게서 ‘갈비뼈 골절’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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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씨처럼 심한 기침으로 인해 갈비뼈에 골절이 생길 수 있다. 허리와 등, 흉곽 근육이 심하게 뭉치면서 기침이 해당 부위에 통증을 유발할 수 있는데, 간혹 갈비뼈 골절로 인한 통증도 있다.

30일 이립 마취통증의학과의원 원장은 "최근 이른 추위로 환절기 독감 환자들이 늘었는데, 특히 기침 후 심한 옆구리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고, 심한 기침으로 인해 갈비뼈가 골절된 경우도 잇달아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립 원장은 "기침을 할 때 갈비뼈 흉곽과 주변부 근육이 심하게 수축하게 되면 부러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대부분 가벼운 증상이지만 심한 경우에는 부러진 갈비뼈의 날카로운 단면이 주변 조직을 손상시키거나 자극할 수 있으며 기흉이나 흉곽의 혈종, 드물게 신경병성통증 등을 유발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갈비뼈의 끝 부분, 연골과 접하고 있는 골연골면이 어긋나면서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골연골면 염증의 경우 흉곽 전면부 복장뼈와 연골 사이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골절이 아닌 염증이라고 하더라도 통증은 가볍지 않을 수 있다.

기침으로 인해 옆구리 등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의 흉부 엑스레이 촬영 영상. 노란색 동그라미 표시 부분이 골절이 발생한 지점이다.

갈비뼈 골절이나 골연골염의 치료는 보존적 치료로 가능하다. 간단한 진통제 등을 복용하거나 투약 할 수 있으며 움직임을 줄이기 위해 복대 등을 착용해야 한다.
다만 뼈가 유합되는 기간 동안 안정을 취하고 운동 등은 피해야한다. 이후 검사를 받아보고 골절 등의 유무를 평가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립 원장은 "통증이 심한 경우 가까운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며 "단순 근육통 등으로 오인하고 통증 부위 주변으로 압박 등을 가한다거나 스트레칭 등 운동을 하게 되면 병소가 악화 될 수도 있으므로 가볍게만은 볼 수 없고 항상 주의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보르데텔라 균에 의해 발생되는 호흡기질환인 ‘백일해’에 걸린 환자가 기침으로 인해 갈비뼈에 부러진 사례도 있다. 백일동안 기침을 한다는 뜻이 담긴 이 질환 역시 심한 기침과 기도 염증을 동반한다. 예방접종으로 발병을 막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최근 해외에서 예방접종을 받았는데도 백일해에 걸려 치료받은 환자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