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추진하던 지하 터널 프로젝트가 지역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중단 위기에 처했다고 미국 LA타임스가 27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지하 터널이 지나가는 LA 서부 지역 주민들이 지난 5월 "공사 과정에서 환경영향평가가 없었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양측의 합의 끝에 사업 중단을 선언한 것이다.

머스크 CEO는 지난 2016년 "미국 대도시 지역의 극심한 교통 체증 해소를 위해서는 지하 터널이 필요하다"며 터널 건설 회사인 보링컴퍼니를 세웠다.

보링컴퍼니는 초고속 자율주행 전기차만 다닐 수 있는 지하 터널을 만들어 사람들을 수송하겠다고 밝혔다. 이 지하 터널은 신호등도 없고 다른 차량이 끼어들 염려도 없는 데다 열차처럼 정해진 정거장에서만 정차하기 때문에 교통 체증을 피할 수 있다. 특히 터널 내부를 진공 상태처럼 만들어 자율주행차가 받는 공기 저항을 최소화해 차량 주행 속도를 시속 760마일(약 122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머스크의 야심찬 계획이 지역 주민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 위기에 처한 것이다.

IT(정보기술)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로 인해 머스크의 지하 터널 프로젝트 자체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고 우려한다. 머스크는 LA 서부 일대 뿐만 아니라 LA 시내, 워싱턴 DC, 시카고 등에서도 지하 터널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다른 지역의 주민들이 반발할 경우 또다시 사업이 중단될 수 있다. 또 기존에 거치지 않았던 환경영향평가를 받으면 터널 공사부터 상용화까지 걸리는 기간도 훨씬 길어질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보링컴퍼니 측은 "이번에 중단된 프로젝트는 LA 서부 일대에 국한될 뿐"이라며 "다른 지역의 지하 터널 프로젝트에 더 집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