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23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2019년 사업계획'을 논의한다. 우리은행은 내년에는 사업 확장보다는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는 "이날 이사회에서 내년도 사업 전략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며 "대내외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내년에는 리스크 관리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매년 사업계획을 정할 때 연간 총자산 증가율 목표치를 '명목국내총생산(GDP) 증가율 + α(알파)'로 설정해 왔지만, 내년에는 명목 GDP 증가율 또는 이를 하회하는 수준에서 목표를 설정하고 대신 리스크 관리에 보다 힘을 싣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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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이 이같은 전략을 세운 것은 우리나라 경제 전망이 밝지 않기 때문이다. 대외적으로는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하고 있는 상황이고 국내 상황 역시 증시 폭락, 자동차·조선 등 제조업 불황, 고용 부진 등 악재가 산더미다.

이같은 상황은 주요기관 경제전망치에서도 확인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9%에서 2.7%로 0.2%포인트,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8%에서 2.7%로 0.1%포인트 각각 내렸다. 글로벌 금융기구들도 나란히 국내 경기가 부진하리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0%에서 2.8%로,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9%에서 2.6%로 각각 낮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지난 9월 우리나라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8%로 낮춘 바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12월 손태승 행장 취임 후 리스크 관리에 힘을 쏟아왔다. 지난해 우리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83% 였는데, 올해 3분기에는 0.46%로 0.37%포인트 개선됐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이란 은행의 총 여신 중 고정이하여신(금융기관의 대출금 중 연체기간이 3개월 이상인 부실채권)이 차지하는 비율로 은행의 자산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의 3분기 고정이하여신비율은 각각 0.47%, 0.48%, 0.55%다. 4대 시중은행 중 우리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이 가장 낮다. 내년에도 이같은 흐름을 이어가겠다는 것이 우리은행의 목표다.

우리은행은 리스크 관리와 함께 스타트업 및 중소·중견기업 등 기업대출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가계대출은 성장 여지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총부채상환능력비율(DSR)' 규제 및 9·13 부동산 대책 등으로 가계대출 증가 여력이 크지 않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지난 21일 발표한 '2018년 3분기 중 가계신용' 자료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가계부채 증가율(6.7%)은 2014년 4분기(6.5%) 이후 3년 9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가계부채 증가율은 2015년 3분기~2017년 2분기까지 두 자릿수를 기록했는데 지난해 3분기 한 자릿수로 떨어졌고 이후 증가세가 계속 둔화됐다.

손 행장은 지난 2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한 '중견기업 비즈니스 써밋(Business Summit)'에 참석해 "오는 2022년까지 중견기업에 3조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우리은행은 국내 창업기업 직접 투자도 활발히 진행할 예정이다. 은행이 해당 기업의 지분을 직접 사들이거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채권)와 전환사채(CB·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채권) 등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지난 6월 말 창업 7년 이내의 벤처, 스타트업 등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공개 모집에 250개 기업이 신청했으며 이날 현재까지 12개 기업에 110억원을 직접투자했다.

우리은행은 이밖에도 내년 디지털, 투자은행(IB), 글로벌 부문을 강화할 방침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날 이사회 논의내용을 바탕으로 내달 중 2019년 사업계획을 확정할 방침"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