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정부 규제에도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이 여전한 가운데 건설사들의 막바지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건설사들이 컨소시엄을 맺고 수주전에 참여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 이에 따른 '득'과 '실'도 분분하다는 평가가 많다.

정부가 고강도 부동산 규제를 쏟아내면서 재건축·재개발 수주전의 열기는 한풀 꺾였지만, 건설사마다 수주 목표치를 채우기 위해 주요 사업지의 경우 여전히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공사금액이 큰 사업지일수록 전략적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시공권 확보에 나서는 건설사들이 적지 않다.

재건축 시공사 선정 준비를 하고 있는 수도권의 한 재건축 추진 단지.

올해도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전국적으로 재개발∙재건축 시공사 선정을 추진하는 조합들이 10여 곳에 달한다.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적용으로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이 시공사 선정을 미룬 사이에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롯데건설, GS건설, 현대산업개발 등 대형 건설사들이 서울의 재개발과 수도권 재건축 시공권 확보를 위해 세밑 치열한 각축을 벌이고 있다.

특히 작년 반포1단지(1∙2∙4주구), 신반포15차, 한신4차, 잠실 진주아파트 재건축과 같이 단독 수주를 위해 건설사들이 치열한 경합을 벌였던 것과는 사뭇 다르게 올해는 시공권 확보를 위해 대형 건설사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하는 사례가 늘어 눈길을 끈다.

컨소시엄 입찰이 늘어나는 것은 수주 실패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려는 데 있다. 건설경기가 장기 참체로 접어든 상황에서 수주에 실패할 경우 적게는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수백억에 달하는 수주 비용을 날릴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9월 약 5700여가구에 달하는 강남권의 한 재건축 현장에서 수주에 실패한 A건설사는 컨소시엄 구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단군이래 최대 재건축 수주전이라 불리는 이 현장에 A사는 막대한 홍보비를 쏟아 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사들의 순이익은 전체 매출의 평균 5% 안팎 수준이다. 1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아파트 신축공사를 한다고 가정하면 건설사가 쥐는 돈은 500억원 정도다. 이 때문에 확실한 승기를 잡지 못하는 치열한 수주전을 피할 수 있는 컨소시엄 입찰이 안전한 셈이다.

특히 비강남권의 도시정비사업일수록 컨소시엄 구성이 더 활발하다. 건설사들이 강남권과 비강남권을 나눠 수주 목표를 다르게 잡기 때문이다. 강남권은 랜드마크 전략으로 건설사의 브랜드 가치를 알리고 향후 수주 우위를 점하기 위한 투자 성격이 강하다면, 비강남권은 안정적 수익과 매출을 확보하는데 목적을 두는 편이다.

실제로 지난해 반포와 잠원, 잠실 등 강남 주요 재건축 단지들에 대형 건설사들이 단독 입찰해 치열한 경합을 펼쳤지만, 비강남권 사업장에선 컨소시엄 사업단을 구성해 입찰에 나서는 경우가 눈에 띄게 많아졌다. 올해 상반기에도 컨소시엄 사업단이 입찰에 참여한 7개 구역 중 6곳이 수도권과 지방에 있는 현장이었다.

공동 시공인 경우 단점도 적잖다. 건설사끼리 대립하거나 사업 인허가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겨 사업이 장기간 지연되는 부작용도 비일비재하다. 단일 시공에 비해 관리 인력을 중복 투입하는 등 불필요한 조합 비용이 늘어 공사비가 더 올라갈 수 있는 단점도 있다.

대형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컨소시엄을 통해 수주 비용을 아낀 만큼 명품 아파트 조성을 위한 투자가 뒤따라야 하는데, 공동 시공인 경우엔 그렇지 못한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면서 "책임 시공이 상대적으로 명확한 단일 시공사와 공동 시공사를 정할지는 전적으로 조합이 판단할 몫"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