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초 결혼을 앞둔 김모(34)씨는 미국의 블랙 프라이데이(Black Friday)에 다이슨청소기와 TV를 구매할 계획이다. 그는 직구를 위해 사이트를 알아보고, 세일 정보를 찾고 있다. 김씨는 "나중에 고장이 나면 서비스를 제대로 못받을까봐 걱정이지만, 직구 가격이 훨씬 저렴하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연중 최대 규모 쇼핑이 이뤄진다는 블랙 프라이데이가 다가오면서 외국 전자제품과 의류, 구두, 가방 등을 사려는 국내 직구족의 기대가 뜨겁다. 이들은 아마존 닷컴 등 주요 온라인 쇼핑몰의 가격 정보를 확인하고, 구매 리스트를 작성하는 등 쇼핑 채비에 들어갔다.

한진은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해외배송을 맡고있는 이하넥스의 물동량이 월평균 대비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미국 쇼핑몰 전경

블랙프라이데이는 11월 넷째 주 목요일인 추수감사절 다음 날로, 미국의 연말 쇼핑 시즌을 알리는 출발점이다. 올해는 미국시간으로는 23일 금요일, 한국시간으로는 24일 2시부터 다양하고 파격적인 할인 쇼핑 이벤트가 벌어진다.

최근 몇년간 블랙프라이데이 대표 상품은 TV, 청소기 등 가전제품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가전·전자·통신기기 해외 직구액은 2773억원으로 전년보다 44.3% 늘어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블랙프라이데이에 맞춰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국내보다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LG전자 미국법인은 올레드 TV와 슈퍼 UHF TV등 10여개 모델을 할인할 예정이다. LG전자의 OLED TV는 국내 판매가보다 510만원 저렴한 790만원(6999.99달러)에 구매할 수 있다.

삼성전자 미국법인은 QLED 스마트TV 14개 모델을 최대 1500달러 할인한 가격에 판매한다. 국내에서 700만~800만원대인 75인치 QLED TV를 미국 직구로는 226만원(1999.99달러)에 살 수 있는 식이다.

올해는 아이폰XS와 갤노트9도 인기를 끌 전망이다. 직구족들은 아마존이 아이폰XS과 갤노트 9을 각각 300달러(33만원), 350달러(39만 원) 정도에 판매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들은 갭 같은 의류나 스토키 같은 명품유모차 등도 주목하고 있다.

가격이 매력적이지만, 주의할 점도 있다. 해외직구를 이용할 때는 관세와 부가세를 함께 고려해야한다는 점이다. 미국에서 배송되는 상품은 일반적으로 200달러 이하면 면세지만 그 이상은 품목별로 관세가 적용된다. 직구 대행업체를 이용할 경우, 수수료까지 포함해 비교해야 한다.

구매대행을 할 경우 블프 직구는 '미국 쇼핑몰 구매→미국 주소(배송 대행지) 수령→한국 재발송'의 3단계를 거치기 때문에 미국 내 주소지를 잘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州)마다 품목별 소비세(sales tax)가 다르기 때문이다. 오레곤주는 모든 제품에 소비세가 부과되지 않고, 뉴저지주는 의류나 신발만 소비세가 붙지 않아 직구족에게 인기가 높은 지역이다.

직구 배송은 또 배송기간이나 배송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쇼핑 품목이나 시기, 배송대행지에 따라 한 달이 넘는 시간이 걸릴 때도 있다. 배송 지연이나 분실, 환불 거부 등도 발생할 수 있다. 쇼핑몰이나 구매대행업체를 선택할 때도 신뢰도가 높은 곳을 찾고, 가급적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편이 좋다. 사기로 의심될 때는 신용카드사로 승인된 거래를 취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