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들의 수익 창출력이 급격히 저하되고 있다. '반도체 착시'를 걷어내면 올 1~3분기(1~9월) 국내 대기업들의 영업이익 규모는 1년 전보다 10%쯤 뒷걸음질했다. 15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집계한 12월 결산 유가증권시장 상장 법인 534사의 1~3분기 실적을 보면 영업이익이 130조723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120조5674억원)보다 7.88% 늘었다. 하지만 '반도체 양대 공룡'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빼면 영업이익이 65조5725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72조8138억원)보다 9.9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화장(化粧)'을 지우고 나면 대다수 대기업 실적이 뒷걸음치고 있는 것이다.
올해 1~3분기에만 삼성전자가 올린 영업이익은 48조860억원, SK하이닉스는 16조4136억원으로 두 기업이 상장 회사 영업이익 상위 1·2위를 차지했다. 두 기업이 상장사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1~3분기 39.61%에서 올해 1~3분기 49.59%로 늘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 기업 전체 순이익은 올해 1~3분기 96조4931억원으로 작년보다 1.92% 증가했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빼면 무려 15.45%나 감소했다. 반면 1~3분기 매출액은 1402조9711억원으로 작년보다 5.47% 증가했고, 두 회사를 제외하면 4.62% 늘었다. 상장사들이 몸집은 더 커졌지만, '속 빈 강정'이 돼 간다는 의미다.
증권업계에선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앞으로 반도체 기업 실적마저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D램의 수출 물가는 전달보다 4.9%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