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을 사용해 개발 비용과 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이면 희귀 질환 신약 개발도 활발하게 진행될 것입니다."

배영우 한국제약바이오협회 4차산업 전문위원은 15일 "앞으로는 신약 개발에 AI가 필수적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같이 말했다.

배영우 한국제약바이오협회 4차산업 전문위원.

이날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헬스케어이노베이션포럼 2018’의 연사로 나선 배 전문위원은 제약 분야에서 AI의 효용을 강조했다. 약물 가치가 있는 화합물의 가짓수가 10의 60제곱에 이르기 때문에 AI로 선택지를 줄여야 신약 개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배 전문위원은 "신약 개발 기간이 평균 15년인 데다 임상 단계에서 반복적으로 실패해 조 단위 비용이 드는 경우도 있었다"며 "처음부터 성공 가능성이 굉장히 높은 화합물을 발견해 신약 개발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환자 수가 적은 병의 경우 신약 개발을 하더라도 비용을 회수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암처럼 환자가 많은 병 위주로 개발이 진행돼 왔다"며 "AI를 이용하면 시간과 노동력을 아낄 수 있고 다양한 신약 후보군을 효율적으로 개발할 수 있게 된다"고 했다.

AI를 신약 개발에 활용하는 대표적인 기업 중 하나가 IBM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계약을 완료한 몇 군데 제약사가 활용하고 있다. 배 전문위원은 "AI가 내부 데이터와 외부 데이터를 학습하고 약물, 유전정보, 물질정보, 특허, 논문 데이터도 학습할 수 있다"며 "가설 세울 때 AI가 도와주고 가설을 뒷받침할 연구조사도 도울 수 있다"고 했다.

배 전문위원은 "다만 신약 개발처럼 중요한 작업은 한 개발사가 모든 것을 다 감당하기 쉽지 않다"며 "제약사들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 협업하고 성장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