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기술(ICT) 발달이 대형병원과 약국의 제조문화를 바꾸고 있다. 의약품 조제·자동화 덕에 약사가 본연의 업무인 '복약지도' '의약품 관리'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의약품 조제·자동화 업체 중 눈에 띄는 기업은 한미약품 그룹 계열사 '제이브이엠(JVM)'이다.

대구 달서구에 위치한 한미약품 그룹 계열사 제이브이엠(JVM) 전경.

제이브이엠은 1977년부터 41년간 의약품 자동화 사업에 매진한 업체다. 국내외 특허 건수는 895건에 달한다. 국내 의약품 조제·자동화 시장에서 약 9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자동 조제기를 통해 약사 조제 시간을 절반 이상으로 단축하기도 했다. 제이브이엠은 "자동 조제기 덕에 약사들이 단순 조제 업무에서 벗어나 본연의 의무인 올바른 약 사용을 위한 복약지도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제이브이엠 전자동 정제 분류·포장시스템 'ATDPS'는 국내·북미·유럽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2011년 한국정밀산업기술대회에서 대통령상을 받았다. ATDPS는 병원 처방정보전달시스템과 약국 전산시스템을 연동해 자동으로 의약품을 분류·분배·포장한다. 조제 정보를 인쇄하고 누적 합계 처리까지 가능하다. 약국 규모와 사용하는 약품 종류·수량·빈도에 따라 시스템 사양도 다르게 설정할 수 있다.

제이브이엠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입지를 굳혔다. 2004년부터는 북미 최대 의약품 유통회사 '맥케슨', 독일 전기전자 기업 '지멘스' 등 해외 기업들과 계약을 체결했다. 글로벌 의약품 조제·자동화 시장 점유율도 압도적이다. 2017년 기준 75%(북미 74%, 유럽 65%, 한국 88%)다. 2017년 1062억원의 매출액 절반이 해외에서 나왔다. 총 34개국에 제품을 수출 중이다.

한미약품은 이런 제이브이엠의 잠재력을 파악해 2012년 온라인팜(한미약품 계열사)과 자동 조제 시스템 독점 공급·판매계약을 체결했다. 2016년에는 주식 스왑(교환) 방식으로 제이브이엠을 계열사로 편입했다.

현재 제이브이엠의 국내 영업은 온라인팜이 담당한다. 수출은 한미약품 제이브이엠 해외사업팀이 전담하고 있다. 제이브이엠은 개발·제조에 집중하고 판매는 한미약품이 맡는 식이다.

김선경 제이브이엠 부사장은 "제이브이엠은 보다 효율적인 의약품 자동화 장비 개발을 위해 연구개발 투자를 아끼지 않을 방침"이라며 "한미약품 그룹의 글로벌 역량과 제이브이엠의 기술력을 결합해 글로벌 헬스케어 그룹으로의 도약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