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안 많은데 해고자 명예회복이 중요한가" 내부서도 비판

현대중공업일부 노동조합 조합원들이 불법 파업 등의 혐의로 약 20년전 해고된 일부 직원들의 명예를 회복시켜주자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수주 물량이 늘고 있지만, 과거 '수주 절벽' 여파로 여전히 적자를 기록 중이고 해양부문 구조조정, 임금 및 단체협약 체결 등 현안이 산적한 상황이다. 회사 내부에서도 노조가 엉뚱한 일로 힘을 빼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7일 현대중공업 노조에 따르면 현장의 일부 노조원들은 '해고자 명예회복 추진위원회'를 구성한 뒤 2002년에 '청산'된 전직 조합원 3~4명의 명예를 회복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 조합원이 명예회복을 추진 중인 사람들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특수 공무집행 방해, 불법 파업 등의 혐의로 90년대 중후반 회사에서 해고됐다. 이후 이들은 해고 무효소송을 진행하면서 회사 복직을 추진해 왔으나 2002년 당시 조합이 총회를 열고 이들에게 위로금을 지급하면서 복직 문제를 종료(청산)했다.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원 약 100명이 9월 12일 서울 종로구 현대 계동사옥 앞에서 구조조정을 중단하라며 집회를 열고 있다.

추진위는 당시 조합의 총회 결정 과정에 하자가 있다며 이들의 명예가 실추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추진위 관계자는 "2002년 최윤석 집행부는 규약을 무시하고 당사자들의 의견도 듣지 않은 채 일방으로 조합원 총회에 부쳐 청산했다. 교섭 과정에서 당사자들을 철저히 배제시키고, 졸속으로 이뤄졌다. 조합원들이 안건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총회가 기습적으로 소집됐다"고 주장했다.

추진위가 이들의 명예를 어떻게 회복할지는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 현대중공업 노조 관계자는 "현장의 일부 조합원들이 다른 조합원들에 (명예회복을) 요구하고 있다. 어떤 형식, 어떤 절차를 거쳐서 할지는 논의한 바 없다"고 했다.

추진위의 움직임에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산적한 현안이 많은데 해고된 조합원의 명예회복이 시급한 문제냐는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연결기준으로 270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4분기에도 적자가 예상된다. 또 해양부문 일감 부족으로 2000명 안팎에 달하는 유휴인력 해결방안과 올해 임금 협상도 노사가 타결지어야 한다.

추진위의 움직임에 반대하는 조합원들은 "추진위가 명예회복을 추진하는 해고자 3명 중 한 명은 2002년 시세로 아파트 두 채를 살 수 있었던 약 9900만원의 위로금을 받았다. 다른 한 명은 이후 행적이 묘연했고, 나머지 한 명은 본인 스스로 재입사를 거부했다"며 "현안이 산적해 있는데, 해고자 3명의 명예회복이 중요한 일이냐"고 지적했다. 이어 "16년전 조합원 총회를 통해 정리된 일인데, 왜 안팎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이 문제를 제기하는지 저의가 의심스럽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