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사들의 무리한 요구는 중간 광고뿐만이 아니다. 지상파 방송사 노조는 최근 산별 노사 협약 과정에서 작성한 '정책 요구 사항'을 통해 현재 시행 중인 UHD(초고화질) 방송 의무 편성 비율을 2020년까지 유예하고, IP(인터넷프로토콜) 기반 무료 방송 플랫폼 마련, 지상파 무료 공적 서비스 확대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재원 마련을 위해서는 종편 등 일반 방송 채널 사업자, 대형 포털 등에 방송통신발전기금 징수율을 높일 것을 요구했다.
2015년 지상파 방송사들은 "국민 모두 질 좋은 UHD 방송을 무료로 보게 하겠다"고 주장해 700㎒(메가헤르츠) 대역 주파수를 할당받았다. 신호 품질이 우수한 이 대역은 통신용으로 할당하면 정부가 1조원 이상 국고 증대 효과를 누릴 수 있지만, 지상파에 무상으로 제공했다. 대신 방통위는 UHD 방송 허가 조건으로 2017년 5%→2018년 10%→ 2019년 15% 이상의 UHD 프로그램을 편성할 의무를 지웠다. 여기에 최근 노사가 합세해 이 비율을 지키는 시일을 늦춰 달라고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콘텐츠 및 시설 투자 계획도 당초 약속했던 2조9452억원에서 절반에도 못 미치는 1조2581억원 수준으로 낮춰졌고, 이마저 계획대로 집행하지도 않았다. 2017년 MBC의 UHD 관련 시설 투자 계획은 158억원이었지만 실제 100억원(64%)을 집행했고, SBS는 155억원 중 79억원(50%)만 투자했다. 지난 국감에서 이 같은 지적을 받자, 이효성 방통위원장은 "방송사들이 주파수를 확보하려고 무리한 계획을 세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지상파 방송사들은 별다른 제재나 행정처분도 받지 않았다. 황근 선문대 교수는 "지상파 방송사들이 맡아야 할 '책무'인 공영성을 빌미로 정부에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