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소비·수출 모두 올해보다 악화
연 평균 원·달러 환율은 1125원 전망
금융연구원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9%에서 2.7%로 하향 조정했다. 올 상반기에만 해도 금융연구원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1%로 제시했는데, 지난 8월 2.9%로 낮춘데 이어 하반기에만 두 차례나 하향 조정한 것이다.
문제는 내년이 더 어려울 것이라는 점이다. 금융연구원은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해보다 낮은 2.6%로 봤다. 무역분쟁 우려로 세계 교역이 둔화되고 미국 금리 인상의 여파로 수출과 소비가 둔화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금융연구원은 1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2019년 경제 및 금융 전망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금융연구원은 올해와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했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8월 발표한 2.9%보다 낮은 2.7%로 하향 조정했다.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올해보다 낮은 2.6%다. 갈수록 뒷걸음질하는 모양새다.
송민기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세계 교역 둔화와 금리상승 기조로 수출과 소비가 둔화되고 그동안 빠르게 증가했던 건설투자와 설비투자가 둔화됨에 따라 성장률이 낮아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경제 지표들을 하나씩 뜯어보면 상황이 더 좋지 않다. 금융연구원은 한국의 내년 민간소비 증가율을 2.6%로 전망했다. 올해 전망치인 2.8%보다 낮은 수준이다.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에도 불구하고 금리 상승과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민간소비가 둔화되고 있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도 가시밭길을 걸어야 한다. 금융연구원은 내년 한국의 총수출 증가율이 2.1%로 올해(3.5%)보다 크게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세계 교역이 둔화되고 있고 국내 소비와 투자가 줄어들면서 총수입 증가율 역시 작년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건설투자는 올해 2.6%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내년에는 감소폭이 3.2%로 확대될 전망이다. 송 연구위원은 "주거용 건물건설의 착공이 2015년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고, 최근 건설수주와 주택매매 등 건설투자 관련 선행지표들도 전반적으로 하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나마 지난해 반도체 산업에서 대규모 투자가 이뤄진 덕분에 내년 설비투자 증가율은 2.1%로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내년 취업자수도 올해(9만명)보다 많은 13만명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지만, 역시나 정부에서 평상시 수준으로 여기는 30만명에는 크게 못 미친다.
금융연구원은 내년 연평균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을 1125원으로 제시했다. 올해(1101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금리 인상 기조를 재확인한 가운데 미중 통상갈등과 신흥국 불안이 지속되면서 달러화 강세 기조가 계속될 것이라는 게 금융연구원의 설명이다. 또 내년 국고채 3년물 연평균 금리는 2.3%로 올해(2.1%)보다 소폭 상승할 것으로 봤다.
금융연구원은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특성상 내년에는 양호한 성장률을 유지하기 힘들 것이라고 봤다. 송 연구위원은 "국제통화기금(IMF)이 주요 선진국과 신흥국 성장률 전망을 하향조정하고 세계 교역 증가율 역시 하향조정되고 있는데 대외여건이 우리 경제에 부정적을 작용하는 건 불가피하다"며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도 우리 가계부채 상환 부담을 가중시켜 소비에 하방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연구원은 한국 경제 둔화의 속도와 폭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는 민관협력체제에 기반한 적극적인 재정 운용과 고용 및 산업 위기지역을 중심으로 기업들의 투자비용을 줄여주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