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한 신제품 카트는 이동 중에도 음식을 가열할 수 있는 혁신적인 제품입니다. 이 제품을 앞세워 해외시장을 본격 공략할 계획입니다."
명세CMK는 병원 배식용 카트 제작을 전문으로 하는 국내 대표 중소기업이다. 국내 최초로 모터가 달린 전동형 배식용 카트를 개발·출시해 국내 대형 병원의 약 80%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지난 22일 경기 과천 주암동에 있는 서울지사에서 만난 김종섭 명세CMK 대표는 "20년간 한 우물을 파온 전문성을 살리면 해외시장에서도 안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4년 반 동안 제품 개발에만 올인
소규모 주방 설비 업체를 경영하던 김 대표는 1997년 초, 우연한 계기로 배식용 카트 사업에 뛰어들었다. 지인 병문안을 하는 중에 옆자리 환자가 '이걸 먹으라는 거냐'며 밥상을 엎었던 것. 김 대표는 "밥은 말라붙어 있고 국은 차갑게 식어 있었다"며 "보온이 안 되는 카트로 수백 명분 식사를 옮기다 보니 병원도 어쩔 수 없다는 얘기를 듣고서는 '내가 제대로 된 배식용 카트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그날로 배식용 카트 개발에 착수했다. 해외 전시회를 찾아다니고 기존 제품을 분해해가며 시제품을 만들었다. 그는 "기존 사업은 다 중단하고 모든 직원이 카트 개발에만 매달렸다"며 "모아둔 돈이 떨어질 때쯤에야 첫 제품이 나왔다"고 했다. 개발을 시작한 지 4년 반이 지난 2000년 6월이었다.
제품은 출시했지만 매출은 바로 일어나지 않았다. 보온 기능을 갖춘 자사 전동 카트 가격이 1500만원으로 기존 카트의 15배 가까이 됐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부산에 있는 한 병원에서는 '미친놈 아니냐'라는 말까지 들었다"며 "우리나라 최고 병원을 뚫지 못하면 사업을 접겠다는 생각에 제품을 싣고 무작정 서울대병원을 찾아갔다"고 말했다. 제품을 본 병원 측은 '진짜 당신네 회사가 만들었느냐' '외국 제품을 상표만 바꾼 것 아니냐'라며 반신반의했다고 한다. 부산 공장에 실사를 내려오고 일본 장비와 비교 시연까지 하는 까다로운 검증 끝에 첫 납품은 8개월 뒤인 2001년 초에야 이뤄졌다. 김 대표는 "서울대병원 납품 후 1년 정도 안정적으로 운용하니 여기저기서 주문이 조금씩 들어왔다"고 말했다.
명세CMK는 2000년 첫 제품을 내놓은 뒤 지난 18년 동안 국내 각 병원에 약 5000대의 전동 카트를 공급했다.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부산대병원 등 전국 주요 대형 병원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현지 특화 모델로 해외 시장 진출
명세CMK는 2004년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브라질·홍콩·카타르 등지에 특화된 제품을 내놓으며 해외시장 공략에도 나서고 있다. 김 대표는 "접시를 주로 쓰는 서구 지역에는 국내용보다 칸 높이가 40㎜ 낮은 80㎜ 모델을 납품하고, 뜨거운 음식이 많은 브라질에는 온도 시스템을 더 강화해 내보낸다"며 "세계 1위 케이터링 업체인 프랑스 소덱소를 통해 태국과 말레이시아, 베트남, 필리핀에도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 3월 한 대기업이 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내수 시장에서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명세CMK로서는 생존을 위해 대기업과 버거운 경쟁을 벌여야 한다. 김 대표는 이에 대해 "사업을 확대하려는 때에 이런 일이 생겨 힘이 빠진다"면서도 "지난 20년 배식용 카트 기준도 없던 시절부터 스스로 해외 규정을 찾아보며 시장을 만들어온 것처럼 지금 위기를 기술력과 신뢰를 바탕으로 극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