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표 IT(정보 기술) 기업인 IBM이 소프트웨어 업체인 레드햇(Red Hat)을 340억달러(약 38조8300억원)에 인수한다고 28일(현지 시각) 밝혔다. IBM은 레드햇의 주가에 63%의 프리미엄을 더하고, 부채를 모두 떠안는 조건으로 인수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IT 기업들이 단행한 인수·합병(M&A) 가운데 역대 셋째 규모다.
IBM이 초대형 M&A를 단행한 이유는 클라우드(가상 저장 공간) 사업을 강화해 IT 업계에서 존재감을 다시 확보하기 위해서다. 1911년 설립된 IBM은 19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세계 최대의 PC 업체로 군림했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애플·구글·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주도한 모바일·클라우드 시대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고 실적도 급락했다. 2011년 매출 1069억달러(약 122조원)를 기록했던 IBM은 올해 매출 797억달러(약 91조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주력이었던 PC 사업은 완전히 정리하고, 클라우드 사업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것이다. IBM의 지니 로메티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인수는 IBM에 게임 체인저(game changer) 역할을 할 것"이라며 "클라우드 시장의 모든 것을 바꾸는 시도의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IBM은 레드햇 인수를 통해 클라우드용 소프트웨어와 운영 기술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시장 영향력을 확대할 기반을 마련했다. 무료 PC·모바일 운영 체제인 리눅스(Linux)로 유명한 레드햇은 클라우드 서비스의 종류와 무관하게 소프트웨어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기술 분야에서 세계 최고로 꼽힌다. 예를 들어 특정 기업이 아마존·구글의 클라우드와 기업 자체 서버를 혼합해 운영하더라도 레드햇의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면 불편함 없이 쓸 수 있다. 레드햇은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바탕으로 작년 매출 29억달러(약 3조3100억원)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