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인터넷(IoT) 시대가 다가오고 클라우드 적용범위도 넓어지면서 클라우드 기업들이 ‘엣지 컴퓨팅(Edge Computing)’ 관련 솔루션을 강조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엣지 컴퓨팅이란 분산형 서버라고 볼 수도 있고, 클라우드까지 데이터를 보내 연산하지 않아도 IoT 관련 센서가 탑재된 현장 최전선에 설치된 기기에서 즉각적인 처리를 할 수 있는, 인간으로 치면 말초신경계의 자율신경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사물인터넷 시대가 점차 현실로 다가오면서 클라우드 컴퓨팅을 넘어서 더 빠르게 현장에서 대응할 수 있는 엣지 컴퓨팅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말초신경계의 자율신경은 뇌 등의 중추신경계의 명령 없이도 독자적으로 반응한다. 사람이 뜨거운 것을 만지거나 하면 즉각적인 회피 행동을 하는 것을 가능하게 만든다. 엣지 컴퓨팅 솔루션 역시 네트워크 상황이 좋지 않거나 더 빠른 대응 속도가 필요할 때 필요하다. 스마트 농장, 스마트 공장 등에서 적용하는 경우가 많다. 센서 등 가장 최전선의 기기에 즉각 반응할 수 있도록한다는 의미에서 가장자리, 모서리라는 의미의 엣지(edge)라는 단어를 쓴다.

클라우드 선두주자인 아마존웹서비스(AWS) 같은 경우 AWS 그린그래스(Greengrass) 등을 통해 솔루션을 제안한다. 스마트 농장이나 스마트 공장에 장착된 센서, 해당 센서를 현장에서 관리하는 허브 등에 간편하게 솔루션을 설치하고 즉각적인 대응은 클라우드 컴퓨팅과의 네트워크나 연산이 없이도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면 지표면 온도가 특정값 이상으로 높아지면 스마트 농장에서 바로 물을 뿌릴 수 있도록 설정한다거나, 공장에서 기기 과열 같은 문제가 발생하면 즉각 냉각제를 뿌리는 등의 반응을 할 수 있게 만든다. 이렇게 되면 클라우드 사용량 역시 줄일 수 있어 비용 절감 효과가 있다는 것이 클라우드 업체들의 설명이다.

이런 엣지컴퓨팅은 농업이나 제조업 외에도 헬스케어 분야, 결제 솔루션 분야 등에서도 활용할 수 있고, 자율주행차 등에서도 주요 분야가 될 전망이다. 특히 클라우드 환경이 점차 확대되는 과정에서 안정적인 운용력을 높여주는 기능을 하기 때문에 주목받는 측면도 있다.

엣지컴퓨팅을 위한 솔루션에 인공지능(AI) 기능을 바탕으로 한 즉각 대응 체계와 함께 보안성을 높이는 기능을 탑재하는 것도 특징이다. AWS,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의 업체는 기기의 인증을 위한 콘트롤러 솔루션을 모두 제공한다.

수많은 사물이 연결되는 IoT 환경에서는 빠르게 반응할 수 있는 컴퓨팅 파워를 위한 엣지 컴퓨팅이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웹캠이나 센서 해킹 등이 발생하거나 했을 때의 문제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서는 기기에 암호화키를 탑재하고 인증 절차를 거치도록 만들어야 하는데, 기업 자체에서 해결하기 위해 보안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은 복잡하기 때문에 이를 상품화해서 함께 판매하는 것이다.

MS의 애저 스피어(Azure Sphere) 같은 경우는 손톱 크기의 마이크로 콘트롤러(MCU)가 탑재된 기기에 설치돼 운영체제(OS)가 작동하면서 인증 마이크로 콘트롤러와 보안서비스가 함께 구동되도록 만들어 보안 성능을 높인다. 이런 특징은 AWS에서 제공하는 솔루션도 마찬가지로 탑재하고 있다. 아주 작은 칩에도 쉽게 설치가능하게 만들어 즉시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특징이다.

클라우드 업체들이 기존 서버, 데이터베이스(DB), 분석(analytics) 등 클라우드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처럼 엣지 컴퓨팅을 위한 여러 솔루션 중에도 기기 관리와 데이터 분석을 해주는 기능 역시 탑재돼 있다. 공장에만 센서가 수천개 단위에서 수만개 단위로까지 확장될 수 있는데 이런 기기를 쉽게 관리할 수 있는 레지스트리(registry)부터 추출한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분석 솔루션을 함께 제공하는 것이다.

이런 엣지 컴퓨팅을 정보기술(IT) 업계가 주목하고 이에 대응하는 솔루션을 제안하는 이유는 시장 규모 때문이다. 과거에는 기업들이 인프라 서버를 클라우드로 옮기는 것을 시작으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일어났지만 최근에는 일반 제조공장이나 스마트 농장에서도 클라우드 솔루션을 필요로 하면서도 기존보다 향상된 대응 방식, 불안정한 네트워크에서도 대응할 수 있는 솔루션을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일호 AWS 솔루션 아키텍트 매니저는 "클라우드에 대한 수요는 늘어나면서도 한편으로는 네트워크 상황이 열악한 스마트 농장, 스마트 어업현장 등에서의 엣지 컴퓨팅 인프라 수요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네트워크가 연결된 때에는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지원받으면서도 엣지 컴퓨팅을 통해 네트워크가 불안한 상황에서도 현장에서 즉시 컴퓨팅 파워를 활용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엣지 컴퓨팅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