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강력한 탈원전 정책을 시행중인 가운데 원전 업계와 태양광 업계 모두 실적부진으로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탈원전 정책의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예상됐던 태양광업체 OCI(456040)는 폴리실리콘 가격 급락에 따른 실적부진으로 희망퇴직을 접수 중이다. 또 원전업체인 두산중공업은 발전·플랜트 시장 침체 상황에서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수주 물량이 급감하며 유급휴직을 검토 중이다.

OCI가 2016년 1월 중국 장쑤성 화이안시에 준공한 10MW급 태양광발전소

OCI는 10월 들어 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2015년 말 태양전지 원료인 폴리실리콘 부문 실적 악화로 희망퇴직을 진행한 지 3년 만이다. 아직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회사 측은 희망퇴직을 원하는 임직원들에게 근속 연수에 따라 위로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OCI는 희망퇴직 신청을 이달 말까지 받아 연내 퇴직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OCI 임직원 수는 2015년 3분기 2669명에서 6개월 뒤 2487명으로 줄었고, 올 6월 말 현재 2242명이다. OCI 관계자는 "구조조정 차원의 희망퇴직이 아니라 효율적인 경영활동을 위한 내부 경영적 판단"이라며 "오래근무한 사람들이 많아 일부에서는 희망퇴직에 대한 수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OCI 실적이 부진한 가장 큰 이유는 폴리실리콘 가격이 급락했기 때문이다. 중국이 지난 5월 태양광 보조금을 축소한 후 OCI가 생산하고 있는 폴리실리콘에 대한 수요가 감소했다. 폴리실리콘 평균 가격은 2분기 1kg당 14.2달러에서 3분기 11달러로 23% 급락했다. OCI 측은 이익을 낼 수 있는 폴리실리콘 가격 수준을 대외비로 하고 있으나, 업계에서는 1kg당 14달러는 넘어야 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본다.

OCI는 오는 31일 올해 3분기 실적과 경영현황을 발표한다. 증권가에서는 OCI의 3분기 영업이익을 2분기의 3분의 1 수준인 290억원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OCI는 3분기 전기료 상승을 이유로 생산량을 줄였다. 또 통상 4분기에 했던 군산 폴리실리콘 공장의 정기보수를 3분기에 앞당겨 실시했다. 그 결과 OCI의 3분기 판매량은 전분기대비 20~30%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우현 OCI 사장이 3분기 실적발표를 하면서 어떤 발언을 할 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경쟁력이 낮은 기업들이 업황 부진 상황에서 시장에서 퇴출되면 OCI가 실적 반등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두산중공업의 복합화력발전

원전 사업을 하는 두산중공업은 탈원전 정책의 직격탄을 맞았다. 두산중공업은 신한울 3·4호기 원자로 설비와 터빈 발전기 등을 제작해 공급할 예정이었지만, 정부는 이들 원전의 건설 중단 방침을 밝혔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원전 수주 물량이 갑자기 없어지면서 직원들의 유급 휴직과 다른 계열사 전출 확대 등 인력조정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아직 시행여부와 시기, 규모는 미정이다. 앞서 두산중공업은 탈원전 정책이 나온 지난해 말 임원 25%를 줄였다. 또 일부 사업부문(BG)을 통합하며 비용절감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