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사진) 한국은행 총재가 "일본과 통화 스와프는 얼마든지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아직 여건이 성숙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미, 한·일 통화스와프가 체결되면 외환건전성 차원에서 좋은 장치가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다만 미국과 통화 스와프 체결 가능성에 대해서는 "미국은 기축통화국 이외엔 통화 스와프를 원칙적으로 체결하지 않는 방침을 견지하고 있어 현실적으로 (통화 스와프 체결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은 2016년 8월 통화 스와프 체결을 위한 논의를 시작했으나 외교적 갈등으로 지난해 1월 논의를 중단했다.

이 총재는 지난 5개월 전에도 한일 통화 스와프 재개 논의를 언급했다. 그는 지난 5월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한·중·일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 참석차 방문한 필리핀 마닐라에서 "한일 통화 스와프는 정치적 이유로 연장이 안 됐고 논의도 제대로 못 했는데, 통화 스와프는 중앙은행이 경제 협력 차원에서 접근하자는 것이 우리의 일관된 입장이고 그렇게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이 총재의 발언은 중국과 일본이 센카쿠열도 갈등으로 중단했던 통화 스와프 논의를 다시 추진한다는 사실이 보도되면서 나온 것이다. 이 총재는 "중국과 일본이 재개한다면 정치적 이유로 중단돼 있는 한일 통화 스와프도 자연스럽게 논의될 수 있지 않겠느냐"라며 "다만 중앙은행 논의만으로 해결이 곤란하고 일본 쪽도 재무성 등 소관 기관이 같이 협의가 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