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S-Oil(010950))이 창사 최대 규모인 4조8000억원을 투자한 석유화학 프로젝트가 본격 가동을 앞두고 있다. 최대가동률까지 시운전을 마치고 상업생산을 시작하겠다는 회사 측 선언만 남은 상태다.
18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이 투자한 정유‧석유화학 복합 프로젝트인 잔사유고도화시설(RUC‧Residue Upgrading Complex)과 올레핀다운스트림시설(Olefin Downstream Complex)의 상업생산이 임박했다. 에쓰오일은 4분기(10~12월) 안에 상업생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RUC는 원유에서 가스, 경질유 등을 추출한 뒤 남는 값싼 잔사유를 처리해 프로필렌, 휘발유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는 시설이다. 같은 양의 원유에서 고부가가치 제품을 많이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원가 절감과 수익성 증대 효과를 낼 수 있다.
RUC에서 생산된 프로필렌은 함께 건설된 ODC로 공급된다. ODC는 프로필렌을 원료로 연간 폴리프로필렌(PP) 40만5000t, 산화프로필렌(PO) 30만t 등을 생산한다. 폴리프로필렌은 플라스틱의 한 종류로 탄성이 뛰어나 자동차 범퍼 등 다양한 곳에 쓰인다. 산화프로필렌은 자동차 내장재, 전자제품, 단열재 등에 들어가는 폴리우레탄 기초 원료다.
RUC와 ODC가 상업생산을 본격화할 경우 에쓰오일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이투자증권은 에쓰오일이 RUC, ODC 가동으로 연간 매출이 2조4900억원, 영업이익이 3961억원 개선될 것으로 추정했다. RUC와 ODC 가동은 올해 4분기부터 실적에 반영될 것이란 분석이다.
원민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쓰오일은 RUC와 ODC 증설을 통해 2020년부터 적용될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연료 규제 강화에 따른 중유 수요 감소에 대응이 가능할 뿐 아니라 수익성 개선도 노려볼 수 있다"고 했다.
에쓰오일은 지난 4월 RUC와 ODC의 기계적 준공을 마쳤다. 이후 기계설비 안정성을 확보하면서 제품 생산이 원활하게 이뤄지는지 확인하는 시운전을 진행 중이다. 특히 시운전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테스트 항목인 최대가동률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8월 말부터 PP, PO 등 제품을 생산해 고객사에 공급하는 단계다.
에쓰오일은 본격적인 상업생산을 위한 준비를 끝낸 상황이다. 다만 석유‧화학공장을 신규 가동하는 것 자체가 어렵고 위험한 작업인데다 RUC와 ODC가 초대형 설비이기 때문에 안전성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상업생산 선언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인근에 있는 대한유화가 지난해 공장을 증설하는 과정에서 일부 설비 트러블이 발생했던 것을 보고 더욱 조심하는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RUC와 ODC가 안정적으로 가동되고 있지만, 워낙 대규모 시설이라 민감하고 예민하다"며 "안정된 상태를 좀 더 지켜보는 차원에서 상업생산을 선언하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에쓰오일은 RUC, ODC 상업생산이 시작된 이후 한국석유화학협회 재가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에쓰오일은 2007년 석유화학협회를 자진 탈퇴한 바 있다. 석유화학협회는 석유제품이나 천연가스를 원료로 합성수지, 합성고무 등 기초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들로 구성된 단체다. 회원사는 LG화학(051910), 롯데케미칼, 한화케미칼, SK종합화학, 금호석유화학(011780), 대한유화, 여천NCC 등이고 정유사 중에는 GS칼텍스가 있다.
석유화학협회는 주로 올레핀 계열을 생산하는 업체들로 구성돼 있다. 아로마틱스 분야에 집중하고 있던 에쓰오일은 ODC 완공으로 올레핀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하면서 이를 계기로 석유화학협회 활동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에쓰오일이 시운전을 마무리하고 상업생산 선언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늦어도 올해 안에는 상업생산 가동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