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이 심한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투자자들에게 안전지대로 통해온 미국 증시가 지난주 크게 흔들렸다. 만약 미 증시의 방향성이 바뀐다면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은 더 큰 충격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 현재 전세계 금융투자업계의 이목이 뉴욕에 집중돼 있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이번 뉴욕 증시 급락의 배경 중 하나인 금리 이슈가 곧바로 진정되긴 어렵다고 진단했다. 불안정한 투자심리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탄탄한 소비 추세를 감안할 때 미국 증시가 꺾였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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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견고한 소비…"미 증시 꺾일 때 아냐"

15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따르면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지난 한 주 동안 4.19% 하락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도 각각 4.10%, 3.74% 떨어졌다. 미 국채금리 상승 부담과 기술주 실적 우려, 미·중 무역분쟁 등의 악재가 뉴욕 증시 급락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에 대해 베어링자산운용에서 거시경제와 지정학 리서치 부문을 총괄하는 크리스토퍼 스마트 대표는 "최근 시장 급락으로 강세장에 종말이 찾아온 것 아니냐는 투자자들의 불안이 높아지고 있지만, 지나칠 정도로 충격에 빠질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스마트 대표는 "현재 미국은 기록적으로 낮은 실업률과 임금 상승 등의 영향으로 리플레이션(점진적 물가 상승)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기대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낮고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도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미국 가계 소득이 여전히 견조하기 때문에 최근 주택·자동차 부문의 약세도 계속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하이투자증권도 미국의 견고한 소비 흐름을 근거로 아직은 미국 증시가 꺾일 타이밍이 아니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문다솔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월에는 금리 변동성의 완화가 궁극적으로 미국 증시의 진정을 불러왔지만, 다음달 초로 예정된 10월 시간당 임금상승률은 3.0%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금리로 촉발된 시장 변동성이 단기간에 진정되기 어렵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문 연구원은 그러나 "금리 인상 국면에서 미국의 주가 방향성을 결정지어온 핵심 변수는 소비"라며 "미국의 소비는 여전히 견고하고 앞으로 더 견고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과거에도 물가상승률 대비 소비증가율이 더 강하게 나타나며 실질소비가 증가하는 구간에서는 증시가 강세장을 유지한 경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 "강한 회복에는 시간 필요"

전문가들은 시장의 투자심리가 크게 약화된 만큼 미 증시가 약세장으로 완전히 돌아서진 않더라도 변동성 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이 보다 강하게 회복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며 "미국 물가가 급등할 것이라는 우려는 완화됐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허 연구원은 "긍정적인 시나리오는 3분기 실적 시즌 동안 미국 기업들의 실적 우려가 줄어들고, 중간선거 전후로 미 장기금리 상승세도 완화되면서 주식시장에 대한 불안 요인이 완화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승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반등 여부와 강도는 펀더멘탈(기초체력) 신뢰 회복 여부가 관건"이라며 "주요 IT(정보기술) 기업의 실적 발표가 10월 후반부터 본격화되는 만큼 그때까지 추격 매도나 매수보다는 보유 관점에서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문다솔 연구원 역시 "11월 초 시장금리 변동성이 재차 확대될 위험이 있는 만큼 보수적인 대응이 우선 요구된다"고 당부했다. 스마트 대표도 "향후 수주 동안은 경제지표와 기업 실적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