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연합회, 기자간담회 열고 ‘중기부 성토’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가운데)은 1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홍종학 중기부 장관을 비롯해 중기부의 소상공인 정책을 비난했다.

"중소기업청이 중소기업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로 바뀌었지만 여전히 청 시절의 행태에 머문 것 같다. 변화해야 한다. 대통령의 중기 소상공인 정책이 이어지지 않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11일 서울 여의도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10여년간 경제 민주화나 공정 경제와 관련해 지금의 여당과 코드가 맞아 많은 일을 했는데, 최근 들어 반정부 단체처럼 비춰져 안타깝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회장은 이날 정부가 16개 부처 및 지자체를 동원해 소상공인연합회 소속 단체 61개를 조사한 것과 관련해 "극히 이례적인 일이며, 정상적인 행위라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중기부는 이와 관련 4월 진행된 연합회에 대한 ‘현장점검’은 국고보조금 지원에 대한 집행점검으로 2016년부터 매년 실시하던 것이고 5월 이뤄진 ‘정회원 자격여부 확인’은 소상공인연합회 내부 정상화추진위원회(이하 정추위)라는 단체에서 행정감사를 요청해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하지만 "정추위는 지난 2월 소상공인연합회 선거를 앞두고 급조된 임의 단체로 연합회에서 제대로 활동하고 있지 않다"며 "중기부가 급조된 단체의 행정감사 요구를 수용했다는 것 자체가 비상식적이다"고 꼬집었다.

최 회장에 따르면 정추위 멤버 3~4명은 현재 여당의 소상공인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 회장은 "최근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의 배경에 연합회가 ‘최저임금 인상 반대 투쟁’을 벌이기 때문이라는 의혹을 부채질하고 있어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최근 소상공인연합회의 정부 예산이 5억원 삭감된 것에 대해서도 정부의 압박으로 해석했다.

최 회장은 "예년에는 중기청(중기부 옛이름)과 정부 위탁 사업 등 예산·사업에 대해 자주 대화를 나눴는데 올해는 전혀 없었다"며 "내년 예산이 올해 25억원에서 20억원으로 삭감된 이야기도 국회로부터 전해 들었다"고 주장했다.

올해 사업 결과가 12월이 지나야 나오는데 규제 애로 발굴, 소상공인 현안 애로 청취 등 ‘사업부진’을 이유로 4가지 항목별 예산 20%를 일괄 삭감한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그는 아울러 "2년 사이 최저임금은 계속 올랐는데 직접 영향을 받는 소상공인 관련 예산을 깎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홍종학 중기부 장관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홍 장관은 심지어 광화문 집회가 열리던 당시에도 현장을 방문하지 않았다"며 "제대로 소통하지 않고 왜곡된 특정 프레임으로 분열을 조장해선 안된다"고 비판했다. 홍 장관이 소상공인의 수호천사가 됐으면 하는 바람과 달리 소상공인들을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한 것이다.

최 회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자영업비서관을 신설하고 최저임금 보완책을 만드는 등 나서고 있지만, 주무부처와의 관계 때문에 소상공인들이 마음을 닫는다면 부처의 수장인 홍종학 장관이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회장은 향후 투쟁 방향과 관련해 "아직 추가 집회는 계획하지는 않았지만 전라도 등 지역을 비롯해 소상공인 업계가 화가 많이 난 상태"라며 "(집회를) 열게 된다면 10만명 이상 모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