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자동차 관세 폭탄이 현실화되면 한국 자동차 산업은 위기에 봉착할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통상 교섭 실패와 무책임에 분노한다."
현대차 노조가 4일 논평을 내고 자동차 위기를 강조하며 문재인 정부를 비난했다. 임금 투쟁과 오너 비판에 집중해왔던 현대차 노조는 올 들어 자동차 산업 위기를 우려하며 정부를 비판하는 논평을 자주 내고 있다. 지난 3월 픽업트럭 수출을 포기한 한·미 FTA 재협상 결과가 나오자 '굴욕 협상'이라고 했고, 지난 6월 광주시가 '반값 연봉'의 자동차 공장을 추진하자 "문 정부와 현대차의 정경유착이며, 과잉 투자로 산업 전체가 공멸할 것"이라고 했다. 자동차 산업의 위기가 노조의 존립을 위협하자 친노조 정권이라는 평가를 받는 현 정부에 대해서도 날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
노조는 미국으로부터 관세 면제 등의 약속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한·미 FTA 재협상 결과에 문 대통령이 서명한 것을 두고 "통상 실패와 전략 부재"라고 규정했다. 노조는 "미국의 자동차 관세 폭탄 관련 상무부 조사가 내년 2월까지 예정돼 있는데 (먼저) 서명을 했다"며 "'어떻게 해야 면제를 받을 수 있을지는 봐야 한다'고 한 통상교섭본부장의 발언에는 실망과 분노를 감출 수 없다"고 했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미국·캐나다·멕시코는 새 무역협정(USMCA)을 타결지으며, 미국이 자동차 관세 25%를 부과할 경우를 가정해 수출 할당량을 설정했다. 그러자 관세폭탄이 현실화될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노조는 한 연구보고서를 인용해 "관세가 부과되면 한국의 완성차·부품사에 3조원의 손실이 발생한다"며 "관세 면제를 받아야 노동자 일자리가 지켜진다"고 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지난 8월 "관세 25%는 대미(對美) 자동차 수출 가격을 10~12% 상승시켜 5개 완성차 업체가 작년 순이익의 71%인 2조8000억원의 손실을 볼 것"이라고 분석했다. 노조는 "국회와 정당들은 내년 2월까지 한·미 FTA 비준 동의를 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과도한 임금 요구와 강성 투쟁으로 위기를 자초해온 현대차 노조가 이제야 위기의식을 느끼면서도 기득권 지키기에 집중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박사는 "평균 9000만원이 넘는 현대차 임금은 미국 GM 직원들의 임금보다 높다"며 "높은 생산비용, 고용 경직성 등 자동차 위기의 주요 원인을 제공한 노조는 반성부터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