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 인상 충격에도 한은 "韓 경제 펀더멘털·대외건전성 양호"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금융시장에서 자본 유출 압력이 확대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선진국에서 금융 충격이 발생하면 경제 펀더멘털과 관계없이 신흥국에서 자본 유출 압력이 발생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심일혁 국제결제은행(BIS) 이코노미스트와 신관호 고려대 경제학 교수는 최근 발표한 '채권국의 금융 충격과 신흥시장 자본 유출' 보고서에서 글로벌 은행 본사가 있는 선진국에서 금융 충격이 발생하면 유동성 상황이 악화된 글로벌 은행이 가장 먼저 신흥국에서 자금을 빼는 동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자들이 말하는 금융 충격이란 세계 금융위기 같은 이례적인 상황뿐 아니라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등 통화 긴축 정책에 따른 유동성 축소도 포함한다. 이례적인 경제 호황기를 경험하는 상황에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경기 과열을 막기 위해 점진적인 금리 인상에 나서는 상황도 신흥국의 경제 상황과 상관없이 자본 유출을 촉발하는 일종의 금융 충격이라는 의미다.
BIS의 이번 분석은 그동안 한국은행이 강조해온 입장과 다소 배치되는 내용이다. 금융 안정을 위해 금융시장 내 급격한 자본유출을 막아야 하는 책무를 지닌 한은은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탄탄하고 4000억달러를 넘는 외환보유액과 연속적인 경상수지 흑자 등 대외건전성이 양호하기 때문에 미 금리 인상 충격에 따른 자본 유출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보고서를 발표한 연구자들은 신흥국이 급격한 자본 유출에 따른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자금을 조달하는 금융기관 국적을 다변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 국가에서 금융 충격이 발생해 해당 금융사들이 대출을 축소하더라도 급격한 자본 유출이 발생하지 않도록 위험을 분산해야 한다는 의미다. 연구자들은 또 자본 유출에 따른 충격을 완화해줄 거시건전성 정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